창작글
장맛비-2
작성자 : 윤용혁
작성일 : 2007.07.20 10:07
조회수 : 1,240
본문
여름철 장맛비가 억수로 내리는 작달비에
세상은 물먹은 솜처럼 흐물흐물 거렸죠.
어릴 적 검정고무신을 신고 빗길을 나서면
타이어를 녹여 만든 신발이라 발잔등은 까맣게
테를 둘러 때 끼었죠.
새 깜장고무신을 받아든 날 너무나 기뻐 양귀에 걸어보다
툇돌에 정성스레 벗어 놓았더니 밤새내린 장맛비에
신발가득 빗물이 고였답니다.
산골짝 여울목 넘쳐나는 물소리는 포효하고
자욱한 산안개 저녁을 덮을 때 뒤뜰 어머니가
솥뚜껑 뒤집어 들기름 바른 다음 부침개를 붙여주시는
내 고향 살미라는 산골마을의 장마 통의 풍경을
수채화로 그려봅니다.
장맛비-2
글/윤 용 혁
툇돌 위 깜장고무신
밤새 빗물 고여 숨찰 때
물마에 둥둥 짚북데기
수멍의 숨통 조이니
선샘 아우성이다
흰 소복 박꽃 눈물 짜
낙수이룬 처마 밑
움푹 파인 도랑
커졌다 툭 꺼지는 빗방울
습한 세월 깔고 가는 달팽이
핀잔주던 청개구리
목젖 제쳐 풀 섶에 염불 외니
우금에 목탁소리 우렁차다
벌렁 누운 소댕에
부침개 배 깔고
고향을 전 부친 구수한 내음
초가지붕 덧칠할 때
소솜에 퉁퉁 불은 산마을,
비오는 여름날 수채화
댓글목록 0
윤인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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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문님의 댓글
어제 비도오고 하여 대포집에서 빈대떡 안주삼아 소주한잔 걸쳤는데 오늘 용혁후배의 글을 읽고 나니 또 빈대떡 생각이 나는구랴..ㅎㅎ
윤용혁님의 댓글
인문형님, 올려주신 레인앤티어즈의 아름다운 노래가 가슴을 파고 듭니다.
시심을 노래로 바꿔 주시는 놀라운 형님의 재치, 감복할 따릅입니다.
인문형님,주말 잘 보내세요.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인문님은 시심을 멜로디로..윤부라더즈의 마음들..난 장맛비가 『장밋비』로 보이는데 요건 뭐람? ㅎㅎ 촉촉한 오전 객지서 빈댓떡 생각납니다
윤용혁님의 댓글
장맛비를 장밋비로 보시는 환성형님, 요즘 사랑을 하시는군요? 사랑을 하시다 보면
사물도 사랑의 눈으로 점철되어 온답니다. 객지의 빈대떡, 빈대떡 신사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주말을 알차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보내세요.
오윤제님의 댓글
어느 도인의 말씀을 듣는 것 같습니다. 환쇠님은 여우의 꽃단장이 번창하는가요? 장마비가 장미꽃으로 보인다니 축하합니다.
윤용혁님의 댓글
윤제형님,즐거운 주말 되세요.
신명철님의 댓글
용혁후배 글은 산문도 詩같고 詩는 점점 맛이 깊어가는것같고(잘은 모르지만..ㅋㅋ)<br>
난 언제 이런 예쁜글을 써보나......
윤용혁님의 댓글
신명철 선배님, 감사합니다. 과찬을 격려로 알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건필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