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산에오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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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동산 아저씨
2~3년전보다 많이 늙었네.. 』
『예, 스트레스 많이 받다보니...』
문학산을 오르다 동네 아저씨를 만났다.
요즘 들어 늙었다는 소릴 자주 듣는다.
심지어는 어르신이란 소리까지 들어보고...
세월이 흘러가면 당연히 듣게 되는 소리겠지만
난,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나이 50을 넘기고 보니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가고
비례해서 몸도 마음도 더 빨리 늙어가나보다...
배꼽산 정상 군부대를 지나 선학동으로 넘어가다보면 제법 큰바위들이 있다 .
그곳에 걸터앉아 잠시 땀을 식히며 멀리 펼쳐진 아파트 단지들을
내려다본다.
『어~백악기에 있던 바위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네..ㅋㅋ』
몇해전 산위 바위에 걸터앉아 있던 동기가 아무렇치도 않은 표정으로
하던 소리가 갑자기 생각나 혼자서 웃어본다.
헐~
아마 그때는 크게 웃었을텐데...
맞는말이다.
실제 언제였을지도 모를 아주 먼 옛날부터 저바위 저산은
이 자리에 있었을것이다.
노래에도 있었지
『겨우 몇백만년전~~
겨우 몇천만년전~~』
말하기다 쉽다 겨우 몇백만..몇천만...
아니 그보다 더 오랜 몇억년....
휴~~
그래 우리네 삶은 너무 짧다..
그런데도 저산아래에선 지금도 이기진못해도
지지는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정말 정말 겨우 겨우 백년도 안되는 세월을.....
혼자 산에오면 별생각을 다할 수 있어 참 좋다.
정말 쓸데없는 생각 까지도...
그러다가 힘들면 또 쉬어가면 되고...
싸 가지고온 참외가 참 맛있다.
오이도 좋다지만 난 단맛나는 참외가 훨씬 좋다.
그리고
산에 혼자오면
이렇게 맛난 참외도 혼자 먹을 수 있어 더욱 좋다.ㅋㅋㅋ
월드컵 경기장을 뒤로 하고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 간다.
왔던길을 다시 가는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다.
그러나 어쪄랴 집이 거기 있는데..
한참을 왔다.
쉬지도 않고..
약수터를 지나 옥련동 홈그라운드로 들어선다.
도착지가 멀지않았다.
뒤에서 두런두런 소리가 들려 귀를 세워 들어본다.
『XXX 어디로 가야하나요?』
『송도역이여? 어~ 지나쳐 왔습니다. 돌아서 가시다보면 삼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다른길로 가세요..』
누구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감사합니다란 소리를 뒤로하고 물어본 사람은 계속 내뒤를 따라온다.
하기사 한참 왔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좀 돌아가더라도 편한길로 가고싶겠지...
『아저씨 어디가세요?』
『송도역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제가 가는길로 가다보면...』
산을 다 내려와 이제 헤여져야 하는길에 섰다.
『이리로 조금만 더 가세요 그럼 송도역 뒤편입니다.
안녕히 가세요..건강하세요..』
『예 고맙습니다..안녕히 가세요..』
힐끗 돌아다보니 길을묻던 아저씨는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열심히 걸어가고 계시다.
내가 저분을 다시 볼수있을까?
다시 마주친다해도 솔직히 기억도 못하겠지...
다시 혼자가 되니 또 별생각을 다하게된다.
정말 짧은 만남이었지만
저분과 나는 전생에 어떤 인연이 있었을까....
이렇게 만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되는거지?
이 산은 상상할수도 없을만큼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는데.
하필 지금 이 시간에 여기서 만나야만 했을까?
................
...............
요즘엔 문학산에도 사람들이 참 많이 올라온다......
댓글목록 0
오윤제님의 댓글
몇백년을 산다면 아웅다웅 싸움하며 이길려고 하지 않겠지요. 기회는 많을 테니까요. 잛은 인생 싸워 지기라도 하면 이길 힘이 생길 때는 이미 상대는 떠나기에 그렇게 치열한 싸움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다툼은 말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매일 쌈 바닥이니 참
윤용혁님의 댓글
전생의 끈질긴 인연이 옷깃을 스치고 갔군요. 하물며 우리 인고인의 인연이야 몇 겁을
거쳐서 이룬 좋은 인연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윤인문(74회)님의 댓글
명철이 요즘 삶의 여유까지 생겼나 보군,,거기다 인생무상까지.. 좋은 일이여..ㅋㅋ
신명철(74회)님의 댓글
삶의 여유라기보단 요즘 옥련동 부동산 일요일은 강제 휴무다.<br>
그리고 애가 고3이다보니 집에서 쫓겨나오는거지 뭐..ㅋㅋㅋ
윤인문(74회)님의 댓글
명철아! 글이 좋다..74홈피(www.inko74.pe.kr) 자유게시판에도 올려라
이상동님의 댓글
명철형님 낼 계양산 함께 가시져?... 진호두 간다고했는뎅... 함께 오세요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여우가 바쁨니다..<br>꽃단장때문..<br>연수구 배송책임자(환성) <br>aa,bb,cc님 이것도 좋은 인연인가봅니다..<br><br>혼자 산에오면 별생각을 다할 수 있어 참 좋다.==> 난 일용할 양식 생각만 하는데..
최병수님의 댓글
요즘엔 부동산 중개사무실에서도 주식한다구 하던 데... 신명철 부동산 사장님은 철학과 문학 공부도 하시는군요..ㅋㅋ...
이환성(70회)님의 댓글
ㅋㅋ 병수형님 올해는 지리산 극기훈련 언제가시남요...
윤인문(74회)님의 댓글
병수형님! 내일 봉황기 대회 우승을 바라는 번개모임을 가지고자 합니다. 전에 괌에서 기져오신 양주 혹시 남아있나요? ㅎㅎ
최병수님의 댓글
올해 지리산엔 자주 못 갔습니다. 이번에 가게 되면 윤교장네 함양쪽에서 3일 & 뱀사골에서 2일정도이고 일정은 8월초에... 아직 미정입니다.
최병수님의 댓글
번개모임 갖게 되면 가져 가야쥐요. 낼 할 예정이시군... 25년산으로 1병 준비완료..
안남헌님의 댓글
오늘 번개는 명철이형님도 나오시겠네요!!!?? 인사동회장님이 늦어도 나오시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