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이상함이 넘쳐나는 한국
본문
한국은 항상 이상한 일로 넘쳐나서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머리가 빙빙 돌아버릴 지경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이지만, 사람들은 열열히 새것을 숭배한다. (출고한지 5년 이상 된 차를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가? 선택을 해야 할 경우에 새 아파트가 아니라 전통 한옥에서 살겠다는 한국 사람을 흔히 보는가?)
한국은 예의 범절을 엄격하게 강조하는 나라이다.
하지만 길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마구 밀치며 지나가고 발을 밟는다.
노인들은 상당히 복잡한 체계를 지닌 한국어의 높임말에 따라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마구 화를 낸다.
그렇지만 그들은 앞에서 문을 잡아준다든지 하는 배려는 기대 하지도 않는다.
반말을 듣는 것이 면전에서 문이 꽝 닫혀 버리는 것보다 더 마음 상하는 모양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교적인 사회여서 노인에 대한 공경이 사회의 공식적인 규범이라지만 실상은 완전히 딴판이다.
패션, 엔터테인먼트, 출판, 레스토랑, 여가 산업 등은 거의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에서 세상은 젊은이들의 것이어서, 그들은 "세상을 다 가져라."라는 주문을 받는다.
하지만 30줄을 넘기면 즐거운 생활에는 안녕을 고해야 하고, 사회는 그들에게 관심을 뚝 끊어버린다.
현대의 한국에서 노인에 대한 공경이라는 유교적 가치는 전성기를 지나버린 사람을 위로해주는 사탕발림이 아닐까.
더 이상 젊고 예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위로 말이다.
이런 이상한 예가 사회학 교재에나 나올 만한 것이어서 독자 당신의 취향에는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무겁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한국의 예술이나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미적 가치를 한(恨)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일상생활에서 그런 무거운 감정은 실제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대신 가벼움과 경박함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지나치게 진지한 것은 촌스럽게 여겨져 거의 금기시된다.
마찬가지 경우로 한국 예술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동대문 시장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누구나 한국이 가짜의 천국임을 잘 알 터이다.
그리고 한국 여성들이 엄청난 화장품과 성형수술 등의 인공적 장치 없이는 지금의 반도 예뻐 보이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국 여자들에게 자연미란 말도 안 되는 모순덩어리일 뿐이다.
그렇다, 나는 이런게 참 이상하다.
나는 이곳의 많은 젊은이가 맥도날드나 버거킹 따위의 쓰레기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하는 걸 '쿨'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
미국 사람들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하는 것을 별로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나는 한국 사람들이 남들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생각하는 게 참 이상하다.
오히려 독특하고 별난 사람들은 조금 못나다고 여겨지고 말이다.
나는 20대의 다 큰 여자들이 가방과 휴대폰에 토끼 인형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게 참 이상하다.
나는 평화를 설법해야 할 스님들이 다른 스님들이나 경찰들과 각목을 휘두르며 싸우는게 참 이상하다.
나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된 대중교통 시설을 놔두고 자가용을 몰며 교통 정체에 갇혀 시간을 낭비하는 게 참 이상하다.
한국 사람들은 벌레(번데기)를 먹는데, 나는 내가 감자튀김을 먹을 때 케첩 대신 마요네즈를 달라고 하면 나를 벌레 쳐다보듯 보는 게 참 이상하다.
나는 한국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으면 정력이 세진다고 믿는 게 참 이상하다.
물론 개가 돼지나 소보다 더 귀엽다며 개고기 먹는 것을 비판하는 외국인들이 더 이상하기는 하지만.
한국인들은 굉장히 민족주의적이지만, 해방 후 두 강대국에 의해 두 동강 나 끔찍한 전쟁을 치른 것도 참 이상하다.
오늘날의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통일보다는 차라리 분단을 선호한다고 한다.
진정한 민족주의의 목표는 조국통일이 아닌가?
하여튼 거 참 이상하다.
(오래전 어디서 본 글을 조금 각색하였음)
댓글목록 0
석광익님의 댓글
이런 글을 보며 부끄러워하거나 반성 하기 보다는 "그래 맞아! 맞아!" 하며 재미있어만 하는 나 자신도 참 이상합니다.
오윤제님의 댓글
생각은 자유이니 본인의 생각에 맞길 수 밖에 도리없는 것 아닐까요. 개그라는 프로 난 별로인데 아이들이 좋아라 보는데야 연개소문이고 대조영이란 사극 보겠다고 아이들과 싸울 수도 없는 것 어른 세대에는 이상한 것인데 어쩔 수 없이 밀리는 구세대가 되어갑니다.
윤인문(74회)님의 댓글
광익후배는 아마 외국에 거주하고 있으니 이런 얘기가 실감이 나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국민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라 그냥 이렇게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야할지 걱정되네요
윤인문(74회)님의 댓글
환쇠형님은 인천여고 총동홈피가서 휴학계를 제출해놓고는 신변방 출입이 뜸해진 것 같네요..ㅎㅎ
윤용혁님의 댓글
형님의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떡거려짐은 형님에 글에 동감하는 바가 크며 모순의
오늘날 한국세계를 눈여겨 보기때문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모순된 부분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운동을 벌여보고 싶군요.
도덕 재무장 운동도 그중 하나라고 봅니다.
환성(70회)님의 댓글
환쇠형님은 양식도 떨어지고..잠시 자리 비우는거..식상하잖아..//노인에 대한 공경이라는 유교적 가치는 ==> 동점일시 선배승리= 인천고전통!
장재학님의 댓글
"양식이 떨어지면 주워라" 라고 환성 선배님께서 학이한테 말씀하셨는데...ㅋㅋ
한상철님의 댓글
가치관과 삶의 괴리,사는것과 살아야 하는것 과의 괴리,혼돈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