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흰 눈 내리는 날
작성자 : 윤용혁
작성일 : 2006.12.28 19:27
조회수 : 1,391
본문
흰 눈이 펄펄 내리면 나와 내 친구들은
입을 크게 벌려 눈송이를 받아먹으려
이리저리 뛰어 다녔죠.
장독대에 소복이 쌓인 눈이 탐나 뭉쳐
먹으며 대지에 내린 흰 눈 모두가
쌀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지요.
겨울밤 따듯한 솜이불 속에서 들려주는
도시에 나갔다 방학이 되어 내려온 형
이야기가 생각나는 군요.
‘전쟁터에 나간 소련 군인들의 빵이
얼마나 큰지 눈밭에 요처럼 깔고 자며
배고프면 그걸 뜯어 먹었다.‘ 라는 말에
무척이나 상상 속 그 빵을 먹고 싶어
출출한 긴긴 밤 입맛을 달랬죠.
지나보니 형의 허무맹랑한 과장된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죠.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날 친구들이랑 볏짚과
청솔가지 꺾어 들고 눈으로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산에 올라 연기피어 토끼 굴을 뒤지던
일이 엊그제 같습니다.
한 마리도 못 잡고 바지만 적신 채 허기져
내려오면 어머니께서 한 말씀 휙 던지셨죠.
“토끼가 널 잡겠다.”
앞마당 검둥개와 즐거워하던 그 때를
기억합니다.
흰 눈 내리는 날
글/윤 용 혁
온 세상 지우려
소복이 쌓인 눈
하얀 솜이불 펼쳐
신비의 동화 속 나라
자식 위해 절구통
곱게 빤 흰 쌀가루
시루에 송송 얹는
어머니 마음일까?
모락모락 굴뚝연기
빵떡모자 쓴 장독대
초가지붕 삼켜버린
백설기는 동살에
눈물 흘린 고드름
어머니가 남긴
흰 눈 발자국
그길 따라
옛일을 주워 담는
겨울 나그네
댓글목록 0
장재학님의 댓글
학이 외할머님 계실때 생각 납니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흰눈 내리던날 태어난 겨울아이 가사인줄 알엇네...생일축하합니다...허긴 12.29(음)이 내생일이여...性님..음력이지만 내 생일국 끓여줘...
석광익님의 댓글
난 눈이 오면 눈길에 운전할 걱정 부터 앞서두만..........용혁은 아직도 감성이 넘쳐 흐르네 그려....... 눈길에 운전도 조심혀
劉載峻 67回님의 댓글
Canada snow운전 조심으론 좀 안 될성 싶고,조심에 조심이죠 석 광익 반가워요 월동 잘하시고 만복이 깃드는 새해가 되세요 누가 태희님을 혼을? 어불성설 궁금에 대한 애정 표시가 좀 강하게 전달 되었겠죠 혼 낼 사람 한 사람도 없죠 감히
이환성(70회)님의 댓글
12.29(음)이 내생일이여...性님..음력이지만 내 생일국 끓여줘===>묘하게도 아내는 오늘 아침 미역국을 끓여줬다...논리로는 풀수없는 인생사이네...
오윤제님의 댓글
빵 깔고 배고프면 뜯어 먹는 야기는 애교로군요. 어린시절 전방에서 오줌누면 고드름된다기에 실험하니까 김만 모락 나더라고요. 흰 길 따라 옛일 많이 주어 담으시구려
윤용혁님의 댓글
재학후배님 외할머니 그릴 때 환성형 음력 오늘 생신이시군요. 축하드려요.
김태희님 늘 관심사에 마음이 따스해 집니다.
광익아, 캐나다에 눈이 엄청나지? 그래 눈길 항시 조심해. 건강하구!
재준형님,In the New Year all of your dreams come true. God bless you!!!
윤인문님의 댓글
오늘따라 "겨울 나그네"라는 이 언어에 매력을 느끼네..우리 成님을 울산으로 떠나보내는 서러움 마음이 앞서서일까? 成님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윤용혁님의 댓글
인문형 그간 안녕하셨어요.
환성형이 가신다니 갑자기 최희준의 하숙생 노래가 생각납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흘러가느냐?
구름이 흘러가듯 떠 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주지말자
미련일랑 주지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멋지신 인문형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우곤님의 댓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물결치는군요. 하얀 눈 속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건강과 아울러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