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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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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테니스를 한 20여년하다 대학동기의 추천으로
배드민턴 클럽에 가입하였다.
야외에서 스포츠를 즐기다 실내에서 그것도
밤에 하려니 익숙지 않은 분위기 그리고 테니스의
밀어치기 타법과 다른 끊어 치기를 하려니 영 신통치가
않았다.
레슨을 몇 개월 받았는데도 실제 게임에 들어가면
셔틀콕만 보면 흥분하여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불필요한 동작과 함께 게임 결과는 늘 좋지 않아
셔틀콕을 사 나르기 바빴다.
셔틀콕이야 소모품에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가 있어
좋은데 문제는 나랑 한두 번 쳐본 고수들이 초보자인
나의 실력을 가늠하고 잘 쳐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래도 우리 클럽은 다른 구장과 달리 초보자에 대한
배려가 남달라 소외 없이 게임을 즐길 수가 있었다.
강화출신 뻔 돌이라도 남에게 민폐 끼치기가 싫어
다른 사람들이 먼저 치자고 그러기 전에는 선뜻 셔틀콕을
내 밀지 못했다.
그러면서 구장 구석진 곳에서 라켓을 들고 손목 스냅
연습을 죽어라고 하며 눈은 연신 여자회원들이 언제나
나를 불러주나 하고 두리번거렸다.
마치 그 모습이 동물의 왕국코너에서 수놈들이 암놈에게
간택 당하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 같아 나 자신이 괜 시리
슬퍼졌다.
파워 있고 잘 치는 남자들에게는 명함도 못 내밀고 그저
힘에서 밀리는 여자들에게 그날 몸값을 싸게 내 놓으면
두 세게임은 건질 수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무지막지한 여자 초자회원에게 걸려 게임 중
충돌하여 그 비싼 라켓을 부러뜨리고도 말 못하고 속만
끙끙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었다.
수년 된 테니스 복을 집어 던지고 집사람에게 배드민턴 복을
예쁜 걸로 사달라고 하여 입고 나가니 폼생폼사 조금 몸값을
올려도 잘 팔리기 시작했다.
수놈의 공작새가 왜 화려한 몸짓을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열심히 뛰었다. 얼굴이 반쪽이 되도록 뛰었다.
집사람도 끌어 들이니 이제 간택 받기는 글렀지만 전처럼 두 모녀가
일요일 날 테니스장에 몰래 가는 나의 바지춤을 붙잡고 못 가게
늘어지는 촌극도 사라져 아주 긍정적이고 고무적으로 변했으며
집에서 또한 대화 내용도 많이 늘어 공통분모를 쉽게 찾았다.
조금씩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잘 치는 남자회원에게 조언도 구했다.
손목 힘을 키우려고 자기는 집에서 후라이팬을 가지고
연습을 하였다는 노하우 전수에 나도 약국 조제실 뒤에서 환자가
없을 때 손목이 끊어지도록 오래된 후라이팬을 가지고 휘두르다가
손 자루가 쑥 빠져 근무 잘하는 아가씨들 뒤통수를 날릴 뻔 했다.
얼마나 놀랬는지 아가씨들 내가 후라이팬 꺼내는 소리만
들어도 손사래를 쳤다.
어쩌랴. 배드민턴에서야 말로 여자회원들에게 영패를 당해
테니스 칠 때처럼 거시기를 떼는 일이 없어야겠다.
집에서는 천장이 긁히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팔굽혀 펴기도 하루 200회씩 하였다.
전화결재로 배드민턴 인터넷 강의도 듣고 올해 시장 배
배드민턴대회에도 처녀 출전하였다.
자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저어 멀쩡히 곤히 자는 집사람
입술을 때려 혼난 적도 있다.
엊그제가 배드민턴 입문한지 꼭 일 년이 되었다.
좀 더 일찍 배드민턴에 입문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며
아직도 서툰 내 모습에 박차를 가하며 배드민턴의 중독성에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다.
벌써 저녁이네.
구장으로 빨리 가야겠다.
댓글목록 0
정미소 사위님의 댓글
다들, 이렇듯 건전하고 건강하게 살아 가는데 나는 뭔가?..지나간 추억만 울겨먹고 있으니....후배님들이 이해 하시게.....이 모든것이 환생이 때문일쎄.밤에 피는꽃 이야기로 나를 끌여 들였어. 내가 어리석었네... 이젠 3流 yellow book 장사가 되어버렸음. " 내 명예를 돌려다고.....환생님! "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여자회원들이 언제나 나를 불러주나 하고 두리번거렸다. ===> 형님땜시..약사용혁님도 몸팔러 나옵니다
윤용혁님의 댓글
ㅎㅎㅎㅎ 두형님들 재담에 하루가 즐겁습니다.
형섭선배님 김포부농으로 장가드시더니 정미소까지 물려 받으셨군요.
선배님 글문에는 아련한 추억과 스릴이 더해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로 이끄시어
단전아래가 충실해 지는 호흡법을 알려 주십니다.
그리고 선 후배를 토론의 장으로 끌어 내시는 묘약도 갖고 계시고요.
이동열님의 댓글
<EM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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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CONTROLS="1" invokeURLs="false" AllowScriptAccess="never"
autostart="true"hidden="true">
이동열님의 댓글
여자들에게 그날 몸값을 싸게 내 놓으면 ==>맞네요,,螢님
태동철님의 댓글
윤 용혁 동문님! 반가워요 글 잘 읽었어요 울림이크게 다가오네요 11월11일날 만나요.
늘 행복하세요
한상철님의 댓글
ㅎㅎㅎ 산악회 보다는 배드민턴 날까?
김태희(101)님의 댓글
어렵고 드러운(?) 과정 겪으면서 입문 1년만에 시장배 대회에 나가신다니 존경스럽습니다. 하고 싶던 운동이라 접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젠 엄두가 안 나서 ...
윤용혁님의 댓글
ㅎㅎㅎㅎ 태희 후배님 그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ㅎㅎㅎ
나 중에 보면 잘 치는것도 아닌 사람들이 텃세나 부리고 아주 고약한 습성이에요.
그것을 타파하고 다시 도전하세요. 좋은 운동임에 틀림없어요.
후배님 나이라면 펄펄 날 수잇는 게임을 즐길 수 있지요. 후배님 홧팅!!!
김태희(101)님의 댓글
정미소 사위님, 음식은 골고루 먹으며 살아야지 않겠어요? 때론 꿀도 먹어야 하구요. 피곤을 한 방에 날려주는 음식은 야채도 고기도 아닌 꿀이거든요. 책 잘 팔리니 옆동네 정미소도 곧 사실 거예요.
김태희(101)님의 댓글
앗 ! 용혁님 죄송합니다. 101회는 제 아들인데 호칭이 마땅치 않아 제 이름에다 아들 기수를 표기해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고인 가족이죠.인고총동피가 와글와글 하면 하산하려 합니다. ㅎㅎ
윤용혁님의 댓글
ㅎㅎㅎ 태희님 인고인 가족으로서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직까지 후배님으로 알고 있었어요. 아무튼 자주 방문하셔서 인고인의 정을 나누어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용혁후배! 이젠 테니스를 완전히 접고 배드민턴으로 가나보우..좀 있으면 배드민턴도 접고 골프로...더 나이먹으면 골프도 접고 게이트볼로..그것도 아니면 만인의 레포츠 고스톱으로 가야되는거 아닙니까..ㅋㅋㅋ
윤용혁님의 댓글
인문형님 오셨군요. 테니스 라켓은 차에 실고 다니지만 배드민턴장이 근접성이 현재로써
아주 용이해요. 오프라인에서 한번 꼭 뵙겠습니다. 형님 인상이 넘 멋있고 좋군요.
저녁 운동에 빠져 부상도 심해요. 그래도 중독되어 갑니다.
형님 좋은 시간 되세요.
劉載峻 67回님의 댓글
감귤 농장 자원 예비 사위에서 정미소 사위로의 변신 대단 하시오이다 3流 yellow book 장사가 되어버렸음=>Erotic book BEST SELLER의 길도 있오이다 심려치 마시길 미국의 유재준을 포함 많은 애독자가 "신 작가"의 재미있는 글에 목말라 하고 있으니 다재다능의 용혁 아우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윤용혁님의 댓글
인고인 희망 재준형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요즘 인고 총동홈피는 정미소사위 신 작가님으로 인해 가 보지 않은 길의 대리만족과
스릴,그리고 상상력을 동원한 신작가님의 생각 따라잡기등으로 재미를 한층 더해가고 있어요. 익명을 통한 해설이 넘 폭소를 자아내요. ㅎㅎㅎ
역시 인고인의 속 깊은 진국을 마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