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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 [2006.09.30]
본문
세석산장까지의 산행은 즐거움 그 자체입니다.
보이는 것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그렇게 느끼어 집니다.
이런 행복한 세상에 제가 있으니...
저멀리 안개속에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세석산장입니다.
영신봉은 운무에 가려 신비함을 더욱 느끼게 합니다.
이제는 하산을 하여야 하는 시간입니다.
세석산장에서도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답니다(12:15~13:35)
선배님들 출발후 30분이 더 지나서야 우리도 산장을 뒤로하고 발길을 옮깁니다.
늦게 출발한 이유는 친구의 생리적인 현상도 한몫을 했구요.
정상적인 상태라면 16시가 조금 지나 백무동에 도달을 하겠지만
이시점에서 걱정이 앞서기 시작 합니다.
이곳에서 백무동까지의 거리가 6.5㎞ 결코 만만치 않은 거리이고
하물며 이곳이 지리라는 것이 그리 순탄한 하산길이 되지 않으리라는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산길은 많이 가파르고
길 또한 돌길이라 그리 편안한 하산길은 아니군요.
몇해전에 운동을 하다가 그만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생겼답니다.
2달에 걸쳐서 치료를 받았고 한동안 산행도 접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지 이제 2년쯤되어가구요.
그런데 산행시 오른쪽 다리에 신경을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왼쪽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입니다.
지난 겨울 도봉산 홀로 산행시 너무도 힘든 경험을 했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상황이 재현되려는 듯 한 느낌입니다.
몸이 아프니
맘도 아파집니다.
맘이 아프니
산행에 대한 즐거움이 한순간 고통으로 변하기 시작하네요.
지금까지의 여유로움에 비하면 이젠 조급함 마저 생기고 돌길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습니다.
사진을 담는 것도 사치입니다.
그러나 기록은 남겨야 겠기에 간간히 나타나는 이정표에 카메라를 들이 댑니다.
세석을 떠난지 두시간이 지난 시점에 이제 2㎞를 걸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4.5㎞ 이네요.
휴~~~~~~(이건 한숨소리랍니다)
가내소 입니다.
폭포의 멋진 모습을 담으려 애를 썼지만 결국 담은 것이 시원찮습니다.
그런데 가내소의 전설이 재미있기에 올려봅니다.
"먼 옛날 한 도인이 이곳에서 수행한지 ~~~~~
그래서 '가내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점이 되니 그나마
하산길도 조금은 순탄하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남은 거리가 2.7㎞입니다.
에고~~~~~~
드디어 하산을 했습니다.
그 기쁨은 무어라 표현할 방법이 없답니다.
이젠 맘도 편안해지네요.
백무동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17:42분 이니
하산을 하는데 4시간 10분 가량이 걸렸습니다.
오늘의 이 하산시간 내내 느끼었던 순간들은
아마도 오래오래 기억되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 순간의 기억이
지리에 대한 좋지않은 추억으로 간직되어지지 않기를 ....
산행중 만난 선배님들중 상동선배의 모습만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토산에 첨 나가는 날 느끼었던 첫 인상하고는
지금 느끼는 선배에 대한 생각이 많이도 차이가 나네요.
처움에는 좀 차갑게 느끼었는데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느낌이었다는 것을 아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답니다.
항상 인고의 모든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시고 후배들을 이끌어주시는
선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절대로 아부아님).
형수님 건강 빨리 회복 하시고
길게길게 행복한 삶 이끌어 가셔요.
하산후 합류하자는 선배님들의 말씀에 시원한 대답도 못하고 장터목에서 헤어졌답니다.
동행한 친구를 홀로 보내고 합류한다는 것이 영 개운치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산중
전화통화라도 하려고 애를 썼지만
계속 불통입니다.
산이 깊어 통화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됩니다.
어찌할 것인가
고민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이 시점에서 솔직한 맘은
모든것이 다 귀찮아 집니다.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 것도
또 다시 하루밤을 묵고 상경을 한다는 것도
그저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향하고 싶어하는 맘이 더욱 간절했나 봅니다.
그만큼 하산의 어려움은 충분히 크고도 남음이 있었답니다.
이런것을 보면 제가 아직 수양이 덜된 모양입니다.
그래도
선배님들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셔요.
조금씩 조금씩 차차 나아지겠지요.
하여
선배님들께 너무도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0
이흥섭님의 댓글
후기인데 멋진사진 하나없이 불평만 늘어 놓았습니다. 하산중 찍은 사진이 이런것 뿐이라 할수 없이 멋없는 막대기만 올립니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친구의 생리현상===> 난 남자친구인줄 알었는데..ㅋㅋ ///동행한 친구를 홀로 보내고 합류한다는 ===> 우리생각은 100% 동행친구와 함께 가는거였네..ㅎㅎ
이동열님의 댓글
산을 즐기는것이 몸도 맘도 상쾌하고 기분좋은것만 느끼는게 아니라 고통이 수반된 과정을 즐기려해보시지요,,,ㅋㅋ너무 어려워라,,,ㅋㅋㅋ
이상동님의 댓글
느끼었던 첫 인상하고는
지금 느끼는 선배에 대한 생각이 많이도 차이가 나네요.
처움에는 좀 차갑게 느끼었는데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느낌이었다는 것을 ===> 사실이야? 진짜야? ㅋㅋㅋ 감사
이흥섭님의 댓글
컴없이 몇일을 보내고 오늘에서야 들어와 봅니다.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