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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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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연가
처갓집 식구들과 오하우섬 호놀룰루 공항을 빠져나오니
예쁜 하와이 처녀들이 목에다 꽃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알로하라는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바람의 언덕과 시 청사
이승만 대통령이 기거하던 집을 구경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와이키키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짙푸른 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야자수 나무, 예쁜 모양의
요트와 윈드서핑, 쭉쭉 뻗은 금발의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미녀들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 하와이임을 알게 해 주었다.
실제로 용암을 분출하는 빅 하와이 섬을 방문 시 국내선
비행기를 40분정도 타는데 이것도 일본인이 운영하여
일본인 관광객을 먼저 태우고 그 뒤에 우리가 탈 수 있었다.
하와이 경제의 70 퍼센트를 일본인들이 장악하고 있다니
한편으로 씁쓸했다.
돌아와 폴리네시안 민속촌과 지금도 침몰한 군함에서
올라오는 기름방울을 보며 아 여기가 바로 세계 제 2차 대전
중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수 천 명이 수장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메모리얼 탑에 깨알같이 적혀 있는 미군 전몰자 명단을
보고 숙연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현지에 사는 처 외숙모 여동생이 있기에 여행일정을 늘려
눈으로만 보며 지나쳤던 하나우마 베이라는 천혜의 해안가
스노클링 하는 곳에 갔다.
형형색색의 큼직한 물고기들이 물 반 고기 반으로 노니는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맨손으로 물속에서 먹이를 주다 오른쪽 검지 중간을
큰 물고기에 물리니 피가 흘렀다. 이러다 상어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였다.
한참 물속을 헤매는데 갑자기 미끈한 인어가 나타났다.
금발의 미녀가 여기저기에 널려있으니 물고기 구경은 뒷전
그러다 보니 예약시간을 훌쩍 넘겨버려 뭍에 있던 집사람과
일행은 날 찾아 난리가 났다.
이제나 저제나 미인하면 끔뻑 죽고 마는 나의 속성이 적나라하게
들어나니 그동안 처갓집에 쌓아 놓았던 이미지가 훼손 될까 심히
염려스러웠다.
야간 쇼핑 시 앞서 걸으시던 장인어른 옆으로 초미니
스커트 차림의 팔등신인 금발의 미녀가 계속해서 따라 붙었다.
장모와 집사람은 저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장인어른이 돈 많은 일본인 관광객인줄 알고
유혹하려는 백인 창녀였던 것이다.
출발 시부터 하와이에는 배재고보 출신들이 많이 살 거라면서
혹시나 당신의 동문을 만날까 배재라고 찍힌 모자를 쓴 백발의
장인어른 영문도 모른 체 독일병정처럼 앞만 보고 걸으니
20여분을 따라붙던 금발의 여인은 제 스스로 떨어져 나갔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하류인생들이 본토에서 나와 영업을
개시하고 있었다.
하와이는 교도소가 호텔 급으로 잘 되 있어 잘못을 일부러 저지르고
들어가 공짜로 무전취식하는 사람도 있다니 어이가 없었다.
뉴욕에 있는 당신의 남동생에게 장모님이 전화를 거신다며 날 부르셨다.
가슴은 두근두근 전화번호를 받아들고 호텔 프런트 교환을 찾았다.
“헬로 암! 음! 로컬 넘버 나인 오케이 제로 투 중얼중얼” 혀는
돌아가고 전화번호를 유창하게 읽으니 저쪽에서 뭐라 그러고 잘 알아
들을 수는 없고, 주위에 처이모들 신기하게 날 쳐다보니 등짝에서 진땀이
흘렀다. 그렇게 수없이 반복하니 교환은 이제 아예 전화도 안 받았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냥 호텔에서 직통으로 걸면 되는 것을 그리고
장모님 또한 잘못된 전화번호를 나에게 주시니 그날 의 해프닝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나의 오금을 저리게 한다.
그래도 처이모님들 윤 서방 영어 발음이 원어민과 똑 같다나 어쩠대나
칭찬이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여행의 말미를 그놈의 영어 때문에 또 한 번 소동을 겪으니 내가
딸아이를 영문과에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여름휴가가 다가오면 지난날을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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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님의 댓글
어머나! 매력적이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윤서방 발음이 원어민과 똑같은거/ 미인하면 끔뻑 죽고 마는 속성====> 나랑 다른점이네
최송배님의 댓글
사진의 물안경 쓰고 물 속에 들어가면 물고기 싫컨 구경하는데...애들한테는 정말 재미있는 놀이지요.
이동열님의 댓글
식구가 다 원주민 가터,,ㅋㅋㅋ
劉載峻 67回님의 댓글
신사 용혁 아우님 변죽으론 쉽지 않았겠죠 하지만 얼굴이 두꺼워야 외국어 접근이 용이 즉 착오가 있어도 얼굴 두껍게 부끄럼 없이 냅다 들이대며 반복하면 정복이 되는 법
윤용혁님의 댓글
성현형님은 저보다 더 매력적 이십니다 호감가시는 호상.
환성형님 화이팅 이십니다. 재치와 해학의 달인.
송배형님 인고호랑이 고대 호랑이. 동안이신 미남. 저보다 테니스 더 잘치심.
동열형님 묵직한 산 사나이 목로주점 노래 끝내 주지요.
재준형님 친척형님이시자 아메리카 드림을 이루신 인고인의 표상이자 청춘.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재치와해학의 달인==>性님! 多精茶甘의 전설==>成님!..ㅋㅋ
안남헌님의 댓글
하와이 경제의 70 퍼센트를 일본인들이 장악하고 있다니 ---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용 열차 2동중 한동은 일본관광객. 멘트도 일어가 첫번째.. 당시(1991년) 깜짝놀랐지요.
한상철님의 댓글
와 멋있다 이장은 고객의 소리로 들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