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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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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에피소드
어릴 적 강화 시골 성당에 영국인 신부님이
까만 망투를 걸치고 스쿠터를 타시고 나타 나셨다.
이목구비가 우리와 다른 코 큰 분이 나타났으니
동네에 구경거리가 생긴 것이다.
막걸리를 좋아 하시는 한 아저씨 신부님보고
우리말을 못 알아들을 줄 알고 대뜸 말하기를
“저놈의 코를 잘라 안주했으면 좋겠다.”하니
신부님 얼굴이 뻘개 지시면서 서툰 우리말로
“제 코를 잘라 안주하신다고요?” 반문하니
동네아저씨 당황하여 줄행랑을 쳤다.
대학시절 방학을 이용해 미8군 기술고문관의 부인인
미세스 존슨이라는 여자 분에게 영어회화를 배웠는데
종강파티를 위해 그녀의 집에 수강생 여러 명이 초대
되었다. 그녀가 한참 유머를 섞어가며 말을 하는데
도무지 그렇게 방학 내내 영어회화를 배웠건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니 나는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나와 같은 동료와 둘이서 그 집의 애꿎은 개만 붙들고
“ 씩 따운, 스텐드 업!” 만 소리치니 존슨부인 한심한
생각을 하였으리라. 몇 마디도 못 나누고 바비큐 파티에
고기만 굽다 돌아 왔다.
하와이 여행 시 장인 장모 등 가족의 아침을 책임진
나 맥도날드햄버거 가게에서 8명분의 햄버거를 주문할 때
단지 “에잇 햄버거스 플리즈”만 해도
되는 것을 잘난 척 원주민 인사말 "알로 하"하며
주문서를 영어로 읽었다가 종업원이 햄버거를 한바가지
잔뜩 들고 나오는 바람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코카콜라 무료로 주는 것도 당황하여 못 받고 간신히
8개의 햄버거만 들고 도망쳐 나오던 기억이 새삼 떠올라
미소 짓는다.
이러니 우리 집사람 나의 영어에 신뢰를 잃어 해외여행 시
외국인이 물으면 내 말만 하고, 못 들으면 무조건 “왓!”하며
눈만 깜빡거리는 나의 불안한 모습에 ,요즘은 시간과 돈도 없지만
둘만의 해외여행 절대로 따라 나서지를 않는다.
영어가 객지에 나와 나 때문에 고생이 많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0
이환성(70회)님의 댓글
담번엔 수학에피소드두 해조요^^
지민구님의 댓글
걍 술먹고 하면 또 곧 잘되니 이상하지요...
劉載峻(67回)님의 댓글
才談이네요 해외생활로 이런 경우 목격한다 Duty Free Shop에 단체 관광 Shopping객 말한마디 없이 계산기만 오간다 손님-희망 구매가 판매원-희망 판매가를 계산기 글자로 보여주는 흥정이 오가는 거다 재치다 일어가 미숙할 당시 필자 체험 김=일본어로 노리 이를 김밥=스시 달라해 집에 싸갖고 오는 촌극을 연출
석광익님의 댓글
그래서 어여 우리 한국말을 세계 공용어로 만들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