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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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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정신
70년도 후반 가을, 내 고향 강화에는 전 강화체육대회에 출전할
면 대표 육상선수 선발을 초등학교 운동회 때 하였다.
어려서부터 달리기하면 잘 뛰어 부상으로 공책을 받은 기억이 나
달려보니 의외로 1등을 하여 면 대표가 되었다.
전 강화 체육대회 날,
각 면에서 기라성 같은 근육질의 늘씬한 선수들이 몸을 푸는데
나는 벌써부터 기가 죽어 구석에서 숨어 몸을 풀었다.
내가 출전한 면에서는 선수가 많지 않아 나는 단거리경주인
100미터, 200미터, 그리고 400계주까지 뛰게 되었다.
평소에 충분히 훈련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단지 초등학교
운동회 때 그것도 밭 갈다 온 사람들과 겨루어 우승하였을 뿐인데
나를 단거리 종목 대부분을 뛰라는 것이었다.
드디어 100미터 예선전, 땅하는 소리와 함께 달려 나가 겨우
3위로 예선 통과를 하였다.
조금 지나 200미터 예선전도 뛰어 그것도 예선통과를 하였다.
그러나 주최 측의 농간인지 쉬지도 못했는데 100미터 준결승전을
바로 하여 속이 울렁거려 죽을 맛이었다.
사나이 자존심도 있고 하여 죽을힘을 다해 달렸건만 탈락하고
말았다.
나오자마자 나는 속이 뒤집혀 천막 뒤에 가서 구토를 하고 말았다.
속이 환장하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누구의 도움도 못 받았다.
명색이 그래도 면대표이건만 선수관리가 엉망이고, 아침에
어머니께서 힘내라고 날계란을 주신 것이 오히려 속이 안 좋았나 보다.
가까스로 속을 가라앉히고 얼굴은 노래져 있는데 200미터 준결승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어쩌랴! 나가 죽더라도 뛸 수밖에 없었다.
결승선에는 낯익은 이웃동네 분들도 계셨고 나를 위해 응원전까지
펼치고 있었다.
드디어 총성과 함께 달려 나가는 나, 다리는 후들거리고 배는 아프고
최선은 다하나 앞이 노랬다.
당연지사 꼴찌로 달리니 창피하기도 하고 머릿속에는 끝까지 달려라하는
올림픽 정신이 떠올랐다.
그러나 결승선에서 응원하는 분들을 대할 면목과 용기가 않나 삼분이쯤
달리다 도망쳐 나오니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저런 놈을 면대표로 선발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였다.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아래로 쏟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쳐 많은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차라리 엉금엉금 기어서라도 결승선을 통과했어야 옳았을 것이었다.
그래도 뻔뻔한 나 그날 저녁 강화극장에서 군민위안의 밤에 면대표로
“보리밭”이라는 노래를 가지고 무대에 서니 강화출신 뻔돌이 임에 틀림
없었다.
낮에 그렇게 토했으니 노래가 잘 되었을 리 만무하고 불안정한
음정과 손 처리 미숙으로 동요 부를 때 계집애들이 하듯
두 손 포개 잡고 부르니 구경나온 면 관계자 불안해서 혼났다고 한다.
그래도 객기하나로 버티던 젊은 날의 잊혀 지지 않는 추억이다.
댓글목록 0
이동열님의 댓글
이런 애길 여기 올리시는 배짱두,,ㅋㅋㅋㅋㅋ
한상철님의 댓글
푸하하!! 진짜 대단하다 선배님 강화 인재가 바로 선배님 이셨군요 !!
이환성님의 댓글
엄니가 피로회복제 박카스 한병 안사주셨남?
이동열님의 댓글
운동회때 신발 양손에 쥐고 1뜽해본기억 나네요,,ㅋㅋㅋ
이동열님의 댓글
삼각형 노랑 단물맛이 죽음이었는데,,,요즘 그거 안나오나?
이환성님의 댓글
잉고의 가수---->용혁 노래 듣고파...홈피엔 노래방 없남?
이동열님의 댓글
알 두개 사이다 한병이믄 최고죠.
이동열님의 댓글
요즘은 비됴방이 더좋턴데,,ㅋㅋ
이동열님의 댓글
성인 운동횟날은 쌈두 마니허든데,,강화는 쌈 안허나요? ㅋㅋ
이환성님의 댓글
유家 하고 윤家는 친척인가요? 썬배님...ㅋ
최송배님의 댓글
용혁 후배, 용기(?)가 대단하네요. 테니스 칠땐 그래 보이지않던데.. ㅋㅋㅋ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송배아우...무송형님은 무고하시겠지...무대큰형님은 독살됐다지...반금련한데...
안남헌님의 댓글
동열이형! 강화가 그래도 양반의 고장아닙니까!!?? ^^ 귀양살이~
이종인님의 댓글
70회에도 강화출신이 주궁종 홍성복등 많죠
지민구님의 댓글
요즘 말하면 엔터테이너 뭔가 그런거 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