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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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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대학 졸업반 시절 새로 입학한 풋내기 신입생 여자애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활달한 성격에 큰키와 큰눈에 마음이 끌려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차 오월의
어느 따스한 봄날 토요일 오후에 그 후배 여학생을 데리고 내가 살던 부천의
하오고개라는 곳을 찾아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늘 모든 후배들에게 잘 대해 주었듯이 유머도 들려주고 소크라테스가 어떻느니 하며
나의 개똥철학강의를 하며 고개길을 오르는데 그녀의 반응이 다른 때와 달리 영 신통치가
않았다.
왜 그럴까? 내가 혹시 선배로서 부담을 가지고 있나 아니면 내가 어떻게 할까 경계를
하는 것일까? 행동이 미덥지가 않았다. 나는 그저 귀여운 후배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자꾸 뒤처지는 모습이 안되어서 무슨일인가 물었더니 배가 아프단다.
그러니 하늘같은 선배의 말이 귀에 들어 올리 만무였던 것이다.
기사도를 발휘한 나 길옆 작은 교회로 안내하여 교회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하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그녀는 도무지 나타 나질 않는다.
한참만에 나타난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 지더니 진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해결하였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가로 젖는다. 그러면서 화장실 문이 굳게 잠겼다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망을 볼테니 숲속에서 간단히 해결하라고 당부하며 나의 어릴적 시골에서
하던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었더니 잠시 주저하더니만 갑자기 울쌍이 되었다.
그러더니 안절부절하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그녀의 모습을 살피니 청바지 뒷부분이 노랗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이를 어쩜담. 이렇게 황당한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정말 말이 안나왔다.
다 큰 예쁜 처녀가 그런 엄청난 큰 실수를 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급히 지나가던 택시를 잡고 무조건 차에 태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택시기사가 문제였다.
운전대를 놓칠 정도로 코를 틀어 막는다. 연신 사과의 말을 하면서 가까스로 그녀의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날 나는 나의 한달 용돈 대부분을 택시비로 날렸다. 그후로 그녀가 나를 만날 때면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오히려 내가 등에서 진땀이 난다.
여러분 새해에는 그저 잘먹고 적절한 시기에 잘 내보는 것이 첫째고 건강한 사람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이게 뭐냐?
데이트하다 무슨 날벼락이냐구?
그리고 용무가 급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깨끗이 사용하는것도 좋지만건물의 화장실 문좀 제발 잠그지 말았으면 하는 국민적 제안을 한다.
댓글목록 0
김호균님의 댓글
맞아요.ㅋ
화장실은 365일 24시간 개방을 하여야 합니다.
저도 아침 출근길에 몇번을 쌀뻔한 적이 있는데요.한번은 와이프랑 같이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다 너무 급한 마음에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을 찾는데 잠기고 없는거에요..
그래서 애좀 먹었어요.신혼초기에
혹 지나갈지 모르는 나그네를 위해서 화장실은 OPEN!!
안태문(80)님의 댓글
그런데 현실은 문을 잠그고 있으니.. ㅎㅎ
저 역시 한 두번이 아니지요..
믿을 수 없는 것이 세상이랍니다.
좋은 추억의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