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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방산 야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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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한동안 푸근하던 날씨가 주말로 다가서면서 급랭,,,
하지만 눈이왔다는데 추위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영길이의 걱정도 오히려 안심시키고
계획대로 진행하기로했다.
이미 세명은 개인적인 급한 사정으로 불참통보가 왔고
이제 다섯명이 출발하기로했다.
정견선배님은 그래도 걱정스러운지 괜찮겠냐고 몇번이고 묻는다.
몸의 장기가 우리하곤 다른데,,,,선배님의 의지를 믿고 동행하기로햇다.
집합장소엔 모두들 시간에 맞춰 65리터이상 배낭에 25키로정도씩은 꾸린것 같다.
첨으로 야영하는 석근이가 젤 기분이 좋은모양이다.
이것저것 가리지않고 챙긴다.
안심이다.
종득이는 두번째 야영이라 벌써 짐챙기는 손끝이 다르다.
주말의 고속도로는 아직 붐비지 않는다.
운두령밑 가게에서 쌀과 라면을 사고 짐을 다시한번 챙긴뒤
미리 신발끈도 옭맨다.
운두령엔 우리팀만이 서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팀들이 이상한 눈으로 우릴 쳐다본다.
출발이좋다.
정견선배님이 쭉쭉 길을 뒤로한다.
하지만 얼마안가서 정견선배님이 호흡이 가빠지면서 내심 걱정이 앞선다.
별탈없겠지.
선배님의 뒤에 바짝붙어서 선배님과 얘기도하면서 긴장을 풀어드리지만
점점 선배님의 운행속도가 느려진다.
우직한 후배들은 숨소리한번 크게내지않고 잘들간다.
뉘엇뉘엇 서산에 해가 걸리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때쯤
우리는 1300미터 능선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10분이면 야영지.
텐트를 지고있는 내가 선배님을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앞질러 나아갔다.
먼저가서 텐트를 쳐야지...
능선에는 눈이 20센치 이상은 쌓여 있었다.
우리가 야영할 1495봉 암봉밑에도 눈이 가득 쌓여있었다.
눈을 대충 평탄작업을한다음 텐트를 치고있으니 선배님과 후배들이 바로 도착.
서로 격려하며 바람부는 봉우리위에서 텐트를치고 짐들을 텐트안으로 옮겼다.
램프를 켜니 텐트안에 온기가 돌기시작했다.
이제 밥을 해야지,,,,
물과쌀을 챙기다가 ........아차차~!!!!
코펠을 넣고 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이런 낭패가,,,
모두들 아무소리도 못하고 멍,,,,,
꼼꼼히 챙기지 못한 나를 원망해보지만 이젠 방법을 찾아야한다.
다행히 모두들 웃으며 이것도 좋은경험이라며 위로,,,기가 막힌다.
산행경력 20여년이라는놈이 이런 실수를,,,
정신을 차리고 통조림 깡통과 씨에라컵에 준비한 만두와 찌개를 끓이니
모두들 허기졌는지 잘들 먹는다.
잊지못할 실수.
선배님이 배낭에서 양주,,후배석근이도 중국술을 꺼내놓고 우리만의 축제를 시작한다.
몇순배술에 움츠러졌던 몸과 마음이 넉넉하게 풀어진다.
밤하늘엔 구름한점없이 바람도 그리 불지않고 초이레 반달이 싱긋웃고
주먹별들은 새파랗게 빛을내고 있었다.
아,,,,,!
저 끝없는 우주속 이작은 멧부리에 올라 있는 나를 생각해본다.
석근이는 피곤함이 몰려오는지 일찍 침낭속으로 몸을 움츠리고 금새 잠이들어버린다.
춥지 않을까?
영길이가 이것저것 챙겨주는데 젊음이 좋은가,,,사양하고 잠에 빠져든다.
12시가 다되어서야 우리의 산상 축제는 끝이나고 침낭속 꿈의 나락으로 ,,,
아침에 일찍일어나야 되는데,,,,중얼거리며 ,,,,,
아침의 여명이 밝아 올때쯤 영길이의 두런거림에 잠이깼다.
빨리 정상에 올라가야지.
빠른 걸음으로 정상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석근이가 바짝 따라온다.
힘좋은데,,,웃음이 나온다.
정상에는 일출을보러온 등산객 두세명이 떠오르는 아침해에 환호한다.
올해는 덕유에서도 보고 여기서도 또봅니다,,,석근이가 기분이 좋은모양이다.
장비를 챙기고 철수를 하면서 혼자 피식웃는다.
"코펠 없어도 야영되네,,,ㅎ"
댓글목록 0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코펠없어도 야영되지만...깔판은 다가져갔나봅니다...깔판땜시 情준내사연 전해야할듯...ㅋㅋ
이환성님의 댓글
저마다 주어진 화력(?)도...지원火력도 쨍쨍했네구려...해드火력두 돋보이드만...담주에 코펠가지고 다시 행군하세요...
김종득(80회)님의 댓글
정말로 황당하기도 하고 재치있게 대처하는 동렬엉아의 순발력! 코펠없는 야영! 추억 이었습니다
이성현님의 댓글
정선배님 건강 챙겨야지 ..强 심장이시네
안남헌님의 댓글
친구들은 집에있는 분도 깔판이라 하던데..ㅎㅎㅎ
지민구님의 댓글
정선배님=곰발바닥...산 좋아하시던 데...대단하십니다...
이동열님의 댓글
깔판땜시 情준내사연 ----빨리 잊고 새출발허세요,,,그뇬이 그런줄 내두 그때 알았쓔,,,ㅎㅎ
이상동님의 댓글
에효~~~~ 부러버랑....
고희철님의 댓글
끝 없는 우주속! 그 말이 와 닿슴니다. 멋진 산행 축하 드립니다.
이시호님의 댓글
얼어들 죽지 않으시고, 무사 귀환을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