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개교 110주년에 부쳐(시)
본문
개교 110주년에 부쳐
(조국 광복을 위해 산화한 동문들을 기리며)
글/ 김우성(70회, 교사)
신새벽
신발 끈 동여매고
첫 등교하는 날
머리에는 번쩍이는 관, 인천상업학교.
일제가 발악을 하며 기승을 부리던 때, 그래도
가슴에 청운의 높은 꿈 품었으리.
옛적, 이곳은
백제는 미추홀, 고구려는 매소홀현
신라는 소성이라고 불렀지.
개화의 꽃발 날릴 때
관립한성외국어학교 인천지교 세워지고
소성에 정기감 돌던 1895년.
천지가 진동하고, 개벽하던 때
아! 어찌 알았으리.
왜구들이 이 땅을 이 민족을 집어삼키려던
야욕, 을사늑약
하늘이 통곡하고, 땅이 꺼지던 날
수업거부, 동맹휴학 온 몸으로 민족을 지키려던 갸녀린 몸짓
그 몸짓 살아 피 속으로 흘러흘러
기미년 3.1광복 운동의 선봉에 선 의로움으로 되살아나
가슴에 스미고 스며
광주에서 꽃다운 여학생이
왜놈에게 침탈 당하고
분노한 학생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1929년.
가슴에 스며든 피 다시 용솟음친
광복 운동
민족혼의 기수가 되어 만세를 외치던 그 당찬 기백.
민족이 숨죽이던 1939년.
선배들의 정신 온전히 전수되어
분연히 일어서서 외친 함성, 대한 독립만세
민족혼을 대변한 그 범접할 수 없는 숭고한 투쟁.
살점이 뜯기는 고문에도 비명을 삼켰으리.
꺼져가는 의식을 붙들고 외쳤으리.
대한 독립만세!
임들의 꽃다운 청춘,
민족혼의 횃불이 되어 되찾은 나라, 국권.
광복된 교정의 빗돌에 푸르른 이름으로 살아난
영원한 학생
가재연, 고윤희, 김려수, 정태윤.
하늘에는 서기가 넘치고,
땅에는 만물이 생명의 부활을 노래하던 광복.
민족이 더덩실 춤을 출 때
누가 알았으리
기쁨이 넘쳐 미움도 된다는 것을.
선배 후배도
형도 아우도 없이
3.8선을 두고
미움을 서로의 가슴에 쏘았지.
강요된 이별, 서로의 삶을 위해
우린 그렇게 헤어지고
1951년, 바뀐 문패 인천고등학교.
친일파와 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1960년.
민주를 위해 몸부림치던 4.19,
그 때
임들의 의로운 기상 다시 살아나
닫힌 교정을 박차고 나와 거리에서 외치던 함성
민주주의여 만세!
실력을 위해 힘쏟던
청춘과 정열.
야구를 통해 드높인 기상.
정신의 불기둥이 되어 가슴에 쌓이고
인고야구 100년. 한국야구 100년!
100년의 전설이 인고의 신화가 된 2005년 서울운동장.
선후배 어울려 더덩실 춤추던 백구제전의 그 기쁨, 열정
인천 사랑걷기대회 나눔의 정신으로 이어져 되살아나는
아득한 임들의 민족혼.
황해의 중심에
세기의 중심에
민족 통일의 정신으로 부활해야 할 임들이시여!
(2005년 5월 18일 교정에서)
댓글목록 0
이성현님의 댓글
詩는 짧은글인데도 마음을 움직이다니까.인고 시인 또 한분 발굴한 기분이네.화이팅.김우성선생님.
이성현님의 댓글
마지막 2001은 2005아닐까?
김우성님의 댓글
맞아. 110주년 뭔가 남겨야 될 것 같아. 적어 봤어.
관리자님의 댓글
제가 수정하였습니다. 너무 멋진 시입니다. 선배님!!
김우성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수정은 안되네요.늘 수고 많으십니다. 안후배님.
윤용혁님의 댓글
선배님 인고의 정신과 전통이 역사와 함께 쉼쉬는 모습을 정말 감동적으로 그려 내셨어요. 감탄합니다. 시어 마다 웅비하는 인고인의 정신을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