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현준(83회)[항동에서]/인천 도시브랜딩은 교육도시 브랜딩으로부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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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24. 1.7)
[항동에서] 인천 도시브랜딩은 교육도시 브랜딩으로부터
▲이현준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교장
브랜딩은 제품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판매를 위한 목적을 넘어, 이해관계자들에게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신뢰와 감동을 통한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영국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Kantar)는 '2024 가장 가치 있는 글로벌 브랜드' 보고서에서 애플 브랜드 가치를 1조159억 달러(약 1389조 원)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맥도널드를 애플에 이어 브랜드 가치 상위 5위 안으로 평가했다.
기업을 넘어 정부, 도시, 학교 등 많은 주체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브랜드를 전략적 도구로 삼고 있다. 그 가운데 도시에는 인구 소멸 시대, 도시 간의 무한경쟁에 노출되며 '브랜딩'이 생존 해법으로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인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관문도시이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은 해양과 서울을 연결하는 지리적 환경 때문에 우리나라의 관문 역할을 하며 해양 교통 요충지로서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1883년 개항장이 설치되면서 인천으로 근대 문화가 밀려 들어오면서 인천은 “한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보유한 도시가 되었다.
한국 최초 서구식 공설운동장, 최초 천일 염전 주안염전, 최초 사교클럽 제물포 구락부, 최초 서양식 공원 자유공원, 최초 철도 경인 철도, 최초 호텔 대불호텔, 최초 기상대, 최초의 공립보통학교 창영초등학교, 최초의 개신교 내리교회, 최초의 서구식 초등학교 영화초등학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서양의 근대 문화가 인천에 상륙하였다. 인천은 서구 근대화 물결에 힘입어 다른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할 세련된 도시 문화가 일찌감치 형성되었다.
그러나 인천은 근대화와 산업화로 공장이 밀집한 공해와 오염,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사람의 달동네 등 고단하고 거친 회색 도시의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되었다. 개항장으로서 문화예술, 교육, 종교에서 다른 도시들보다 선도적이었던 인천이 부정적인 도시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각종 사건·사고로 '위험한 도시'의 이미지도 덧대어졌다.
인천이 가진 DNA를 활용한 적극적인 브랜딩이 필요해 보인다. 인천이 가진 DNA 중에서 관문도시로서 가졌던 '최초'를 주목해 본다. 그 수 많은 최초의 유산 중 근대교육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인천의 DNA를 활용한 도시 브랜딩을 제안하고 싶다.
근대교육 유산들이 많음에도 인천이 교육도시 이미지와 거리가 먼 것은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도시브랜드의 가치 형성에는 산업, 환경, 교통, 의료 등의 요인이 작용하지만 우리나라는 '맹모삼천지교', 즉 교육의 영향을 유독 많이 받는 나라이다. 강남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이 그 반증이다.
경인 철로를 따라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부와 교육 인재의 유출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인천은 교육도시 브랜딩이 시급하다. 다행히도 인천은 이화학당, 배재학당에 버금가는 연혁과 스토리를 갖춘 영화학당(영화초), 창영초, 신흥초, 인천고, 송도중고, 인천여고 등 근대교육의 역사적 유산을 보유한 도시이다. 산재 된 근대교육의 유산을 인천의 교육도시 브랜딩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자원들이다.
이러한 유산들은 개별 학교 단위로 발굴되고 관리하기에는 유실의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시 차원의 발굴과 관리,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의 발굴과 고증을 통해 유실된 유산들이 복구되고, 체계적인 활용을 한다면 인천이 교육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본다.
인천이 근대교육 유산을 토대로 교육도시 브랜딩을 한다면 인천의 브랜드 가치는 개선되고 성장할 것이다.
근대교육의 뿌리를 가진 인천이 '이부망천'의 편견을 벗고 세계로 뻗어가는 도시브랜드 이미지가 널리 퍼지기를 소망한다.
/이현준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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