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정서진 상징물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2. 2.20)
정서진 상징물
/(841)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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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내 모처의 한 빌딩 앞에 세워져 있는 청동조각상은 보는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어디선가 보기는 본 듯한 모습인데 금세 떠오르질 않는다. 저게 누구의 작품이었을까 하며 자신의 망각증을 탓해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화들짝 놀란다. 더불어 알아차리지 못했던 게 정상적인 사고였다고 생각한다. 놀랍게도 그것은 앵그르의 유화 '샘'을 일부 변형시켜 만든 기상천외한 표절작이었다. 누가 그걸 상상이나 했을 것인가 싶었다.
역시 인천의 어느 대형마트 앞에 설치돼 있는 조각상 얘기다.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스텐리스를 재료로 써 만든 것인데 착상이 기발해 언젠가 봤던 기억이 아물거리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알 수가 없었다. 그 형태나 크기 등이 낯익어 그곳을 이용할 때마다 궁금해했었다가 어느날 기억해 내는 데 성공했다. 대학시절에 봤던 대한상공회의소 앞의 주판알 형상의 조각품이 몇십 년 간격을 두고 둔갑해 거기에 서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인천시 서구청이 관광자원화한 '정서진'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십억 원의 제작비가 든 그 작품이 미국의 한 디자인 회사가 인터넷에 공개한 평면도안을 입체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인천 곳곳에 서 있는 조각상들을 다시금 눈여겨보게 된다. 과연 그 작품들은 창작일까? 모작일까? 표절일까? 자기 복제일까? 설령 창작이라 해도 어느 수준의 조형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또 그것들은 시민에게 무엇일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했다. 만고의 금언이다. 이름을 사후까지 남기는 일에 더욱 조신해야 할 것 같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2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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