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오오, 송도(松島)여'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2. 2.24)
'오오, 송도(松島)여'
/( 843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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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3대 절경은 히로시마의 엄도, 교토의 교립, 미야기의 '송도'이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이 송도인데,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일본 전통시 하이쿠의 대가 '바쇼(芭蕉)'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고 전한다.
그래서 "송도여! 송도여! 오오, 송도여!"라며 '송도'란 이름만 읊으며 감격했다는 바쇼다. 일설엔 이 하이쿠를 쓴 이가 에도시대의 '타하라방(田原坊)'이라고도 하지만, 어쨌든 군국주의 일본 해군도 3경을 예찬했었다.
그들은 1889년 소위 '3경함(三景艦)'을 진수시켰다. 군함 이름은 물론 엄도함, 교립함, 송도함이었다. 이 군함들 중 '송도함'은 세계 최대의 대포를 장착한 청국의 '진원호'를 제압한 후 인천항을 제집 드나들 듯 했었다.
'송도함'이 인천의 지명으로 등장한 것은 1936년 조선총독부에 의해서였다. 당시 76개 정명(町名) 가운데 '송도정'처럼 군함 이름을 딴 것이 무려 13개 정이었다. '송도=군함 이름'이라는 등식의 개연성을 말해 준다.
'송도정(옥련동), 길야정(갈산동), 천대전정(가정동), 운양정(백석동), 부도정(선화동), 춘일정(시천동), 서정(효성동), 대화정(숭의동), 삼립정(삼산동), 천간정(가좌동), 일진정(심곡동), 동운정(서운동), 낭속정(서창동)'이 그 예다.
1945년 12월 인천시와 인천의 선대들이 육지를 떠도는 군국주의 일본 해군의 망령들을 땅속 깊숙이 매장했던 것은 독립국가의 명예를 생각한 자존적 조치였다. 그런데 그 후예들인 인천시 연수구가 새 동(洞)과 신도시 이름으로 '송도'를 되살려 놓았던 것이 연전의 일이다. '오오, 송도(松島)여!', '바쇼여!' 이 무슨 황당한 착오들이란 말인가?
/객원논설위원
2012년 02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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