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정승열(65회) 세상思 /문예진흥기금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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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2.27)
세상思
문예진흥기금
/정승열 시인·인천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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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천 예총과 문화재단이 서로 성명을 내며 갈등을 빚고 있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문예진흥법에 근거해 조성된 문예진흥기금을 바탕으로 2004년에 출범한 문화예술지원재단이다. 그럼에도 문예진흥기금을 운용하는 인천문화재단이 지원보다 자체 몸집 불리기와 자체사업에만 몰두하면 예산운영이 심하게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예총의 시각이다.
지원예산이란 넓게는 인천문화재단의 모든 예산을 다 그 대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총은 문학과 예술 분야에 직접 지원해 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만 지원예산으로 보고 문화재단이 자체로 계획을 세워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자체사업예산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인천문화재단이 인건비를 포함해 연 5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쓰면서 이번에 지원 확정한 지원예산은 8억 9천만 원 밖에 안된다. 게다가 직원수는 거의 40명으로 늘어났다. 나아가 앞으로 각 구마다 문화재단 지부를 설립할 예정이란 소문도 들리고 있단다.
우리 문학분야에 해당하는 출판지원예산은 더 초라하다. 그나마 지원액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문화재단이 자체사업으로 하고 있는 문학행사인 '인천알라문학포럼' 하나에만도 그에 2배가 넘는 예산을 쓰고 있으며 매년 예산을 늘려 잡고 있다. 인천의 모든 단체와 문인들에게 1년간 지원되는 돈보다 문화재단 자체 문학행사 하나가 두 배나 더 예산을 쓰고 있다면 수긍할 시민이 얼마나 될까.
'인천AALA문학포럼'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문인들을 초청해 교통비와 숙식을 제공하며 여는 국제문학포럼이다.
그런데 이 행사가 비판을 받는 것은 이미 2007년에 전주에서 제1회 전주AALF문학페스티벌이란 행사를 가지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인들을 같은 방식으로 초청해 행사를 치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속을 못하고 1회로 끝난 사업이다. 졸속이라는 자체비판도 있었지만 역시 비용이 문제였을 것이다. 이것이 2010년 인천에 상륙해 '인천AALA문학포럼'이란 이름으로 매년 열려 올해로 3회를 맞는다.
참고로 세계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해 문학행사를 갖는 서울의 '서울국제문학포럼'이라는 대규모 행사가 있다. 이 행사는 서울시의 세금이나 기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대산문화재단이라는 민간단체가 후원을 하고 있다. 행사를 5년마다 함으로써 신선감도 유지하고 비용문제도 극복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천문화재단의 '인천AALA문학포럼'도 혈세를 낭비해가며 매년 열어야 하는지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면 인천의 모든 문학단체나 문인들에게 지원의 폭이 좀 더 넓어지지 않을까
또하나 인천예총은 작년까지 지속적으로 예총을 포함해 10개 협회가 문화재단의 지원금을 받아오다가 올해 갑자기 7개 단체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사태에 대해 문화재단의 의도적 행위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
물론 인천문화재단은 절대로 의도된 바 없이 심사위원의 공정한 심사에 의한 결과라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예총은 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민예총 출신으로 바뀐 뒤 기간단체지원 제도가 일반공모제와 합쳐지고 심사위원을 선정함에 있어 예년과는 달리 문화재단 직원을 분야별로 한명씩 포함시켰고 이 과정에서 예총 산하단체 사업이 대량 탈락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천예총도 그동안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을 돌아보아야 한다. 인천문화재단을 설득해 시민과 약속했던 사업들, 일반시민으로서는 기획하기 힘든 행사, 공연, 전시, 출판에 대한사업들, 전통성을 인정받고 계속 이어져 오는 사업들 등의 중요성을 미리 설득해 단순한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정말로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이해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인천문화재단도 문예진흥기금을 사용함에 있어 보다 지원에 신경을 써서 자체행사에만 몰두해서 항간에서 비아냥거리는 '인천문화공사'라는 소리를 더이상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2년 02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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