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월요프리즘/아웃 오브 케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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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2. 4. 2)
월요프리즘 /
아웃 오브 케냐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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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지난 3월 16일부터 24일까지 봉사활동차 아프리카의 케냐에 다녀왔다. 극심한 가뭄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이웃을 위해 중소기업계가 아프리카에 직접 방문해 사랑과 온정의 손길을 전달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활동을 그간 추진해온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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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5명과 정진엽 서울대분당병원장 및 김홍빈 감염내과장이 동행했고 별도로 대한적십자사 국제협력팀 2명, 아이러브아프리카의 이창옥 이사장 팀 등이 현지에서 합류했다. 두바이를 거쳐 나이로비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그 다음 날 즉시 공식일정으로 ‘케냐 적십자사’를 찾아가 압바스 굴렛 사무총장과 임직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활동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동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 지역의 적십자사 업무를 이곳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으로 보여서인지 조직의 규모가 예상보다 방대한 느낌을 받았다. 즉, 1965년 설립된 케냐적십자사는 재난관리, 보건 및 사회봉사, 물과 위생, 조직개발, 물류, 재무등의 6개 부서와 7개 업무지원본부 및 8개 지역사무소 아래 64개의 봉사관을 운영하고 있고 직원이 600여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현대식 빌딩을 건축 중에 있으며 추후 수익사업에 큰 도움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이어 우리는 기금 미화 15만 달러를 전달해 앰뷸런스 2대를 구입할 수 있도록 기여한 후, 인근의 ‘와미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가뭄으로 인한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뭄피해지역의 학교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그린하우스(Greenhouse)를 설치해 식량생산 및 위기극복을 위해 케냐적십자사가 앞장을 서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케냐 대부분의 학교가 기숙사형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식사를 제공해줘야 됨에도 지속되는 가뭄으로 식량부족에 처하게 되자 이에 학교 내 그린하우스를 설치해 자체적 식량생산과 조달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샤드 이브라힘 학원장과 샤반 오마르 교장의 안내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교실을 둘러보고 그린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농작물 현장답사 및 토마토를 수확해주는 봉사활동이 있었다. 이 수확되는 농작물로 학교 내 기존 음식 예산비용의 30%를 절감하고 있다 하며, 학생과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농업교육에 활용하고 있고, 현재 그린하우스 500동을 전국 각지에 설치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날 예정대로 ‘케냐타 국립병원’을 방문했다. 리챠드 레시얌페 원장의 병원 시설과 실태에 관한 자세한 보고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수술실과 중환자실(ICU)의 기자재와 의약품 부족을 강조하면서 아프리카에서 대재난 발생 시 케냐가 중요한 응급대응 병원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협조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진엽 병원장은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 등에 의료품 지원, 의료 교육 및 화상회의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황을 설명하고 중앙회와의 이번 방문기회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도 서울대병원 차원에서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주어 참석한 모든 분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그리곤 정 원장은 이미 준비해온 많은 의약품과 미화 5천 달러를 전달했고 중기중앙회에서는 미화 15만 달러를 각각 기증하는 식을 간략히 가졌다. 오찬 후 나이로비 시 근교의 ‘마다레 슬럼가’지역으로 직행했다. 이곳에서는 미리 도착한 아이러브아프리카 팀이 우리를 맞이하고 우선 유치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거리는 온통 비닐 조각으로 범벅되어 있었고 길가에 있는 개울에는 물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시커먼, 글자 그대로 시궁창이었다. 거기에서 빨래하고 있는 모습에 우리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인천지역에서 ‘팀앤팀’의 일원으로 케냐에 우물 파주기 운동을 하고 있는 한광덕 전무와 김인학 사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곳 건물은 대부분 낡아 부서져 내리고 있었고 여기저기 나와 길가에 앉아 있는 부녀자들과 노인들을 보니 지옥이 따로 없지 않겠다는 끔직한 삶의 현장이 거기에, 이 지구상에 사실상 존재하고 있지 아니한가. 찾아간 유치원이라 해봤자 깡통조립으로 얼기설기 이어지고 전기마저 없어 깜깜하고 넉넉치 못한 공간뿐이었다. 그러나 80여 명의 어린이들은 반짝이는 눈망울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맑디맑은 얼굴과 보드라운 손을 가진 이 천진난만한 모습은 누가 뭐래도 까만 피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이런 열악한 곳에 젊은 여성의 몸으로 따뜻한 손길을 보내고 있는 아이러브아프리카의 이창옥 이사장을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들과 이별하며 일전에 중앙회에서 ‘중소기업 사랑나눔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2억4천만 원의 기금과 물품을 전달하면서 우리 일행은 마음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들의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보며.
2012년 04월 02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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