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월요프리즘 /대통령과의 겸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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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2. 1.30)
월요프리즘
대통령과의 겸상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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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음식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70여 명의 중소기업인들과의 신년 간담회가 열렸다. 이 간담회는 당초 청와대에서 만찬 형식으로 열 예정이었으나 최근 한우 가격 폭락사태로 한우 고깃집으로 장소를 바꿨다는 것이다. 이 한우 식당인 음식점은 한우를 직거래로 취급해 소비자에게 좋은 품질의 고기를 값싸게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중소기업중앙회의 부회장 자격으로 참석하기로 했는데 하루 전 전화가 와, 헤드 테이블에 자리가 배정되었으니 두 시간 정도 식사하며 건의사항과 얘기할 내용들을 생각해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당일 음식점에 도착해 보니 대통령 바로 맞은편에 좌석이 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만장(滿場)의 박수를 받으며 방으로 들어오는 대통령의 환한 웃음에, 긴장해 있던 우리들은 다소 여유를 갖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마주 앉아 있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좌불안석 상태이고 가시방석 그 자체였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금년도가 위기라고 하지만 미리 대비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며 어렵더라도 발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며 첫 말을 열고 “중소기업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일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재래시장이 장사가 더욱 잘 됐으면 한다. 경기가 나쁠 때 사람을 줄이지 말고 연구·개발을 강화하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소기업 수출확대의 계기로 삼자. 대기업도 변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도 스스로 실력을 키워 대기업의 역량있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등의 평소 소견을 차분히 풀어 나갔다.
또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제품을 위한 ‘홈 앤 쇼핑’이 개국한 것을 축하하고 “이 채널은 중소기업들을 위한 것이므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적게 받고, 연말에 이익이 난다면 수수료를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전문적인 지적을 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홈 앤 쇼핑’의 상품추천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로선 귀담아 들을 사안이었다.
이어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마이크를 받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첫번째로 이영남 전 여성벤처협회회장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문화로 확산시켰으면 한다는 건의가 시작되었는데, 평소 그녀답지 않게 떨고 있음이 느껴졌다. 허나 이러한 딱딱한 분위기는 이동복 국립국악원장이 한복을 입고 나와 대금을 연주하며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김기문 회장의 권유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창(唱)을 프로 뺨치게 뽑아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도 나왔다. 또한 백화점 수수료 실질적 인하 시행, 현장 중시하는 중소기업 지원행정, 은행권의 불합리한 금리 및 과도한 수수료 시정 등의 건의와 이 대통령의 진지하고도 소탈한 답변이 이어지며 격의없는 대화 중에 웃음이 종종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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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에서 예정시간을 넘기면서 거의 두시간반 동안 한우 꽃등심을 구우며 여러 중소기업인들과 매실주를 주고 받는 흉금없는 대화 속에 화기애애한 자리가 엮어졌다. 권하는 그 많은 잔들을 한 잔도 사양치 않고 모두 받으며 지나간 추억들을 얘기하기도 했는데 함께 고기를 뒤적이며 굽는 나로서는 행여 젓가락이 부딪칠까 염려가 될 정도였다. 간장과 고추장이 2인용이라 함께 찍어 먹기도 쉽지 않았고 과메기로 쌈을 싸 먹는 것도 여의치 않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어찌했든 대통령과 마주앉은 천운(天運)의 기회(?)로 우리 목재업계의 현안들에 대해 설명과 대책을 말할 수 있었다. 천연적인 목재야말로 친환경적이고 이 순간에도 자라고 있는 지속경영이 가능한 원자재라고 말이다. 4대강 사업이 그동안 성공적으로 진척되었고 앞으로 4대강이 하천지류 설계에서도 자연친화적인 목재를 사용하게 된다면 4대강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모범사례로 남을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목재산업이 특히 인천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려주고 목재산업 현장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주어 격려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있는 목재인들의 사기를 높여 달라고 건의했다. 대통령은 즉시 옆에 앉아 있는 김대기 경제수석에게 내용들을 확인하곤 메모할 것을 지시했다. 이제 대통령과의 겸상(兼床)을 통해 우리 목재산업이 다시 인식되고 인천의 대표적인 전통 제조산업으로서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의 새해에 꿈꾸어 본다.
2012년 01월 3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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