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집단 괴롭힘(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2. 1. 6)
집단 괴롭힘
/( 823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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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동사 '이지메루'(괴롭히다, 들볶다)에서 비롯된 '이지메(いじめ)'가 한국으로 오면, '집단 따돌림' 혹은 '왕따'로 불린다. 미국으로 가면 '블링(bullying)', 독일에서는 '크벨렌(Qualen)'이라 일컫는다고 한다.
가히 세계적으로 만연된 고질적 질병이다. 이 심리적 괴물은 집단적 묵계 아래 특정 대상을 정해놓고 정신적·육체적으로 집요하게 괴롭히는데 그 가학 대상이 집단 안의 '힘 없는 약한 존재'라는 점에서 매우 위약하다.
'이지메'의 나라 일본도 최근 큰 고민에 빠졌다. '이지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문부과학성은 2010년도 초중고에서 확인된 '이지메'가 7만 5천295건에 달해 전년에 비해 3.5%(2천517건)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현이 제외돼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등학교 3만 5천988건, 중학교 3만 2천348건, 고등학교 6천617건이라니 사태가 꽤 심각하다. 학년이 높아갈수록 숫자가 적어지고는 있다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교무실, 회사, 공장, 시민사회, 경로당 등에서의 '어른 이지메'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인간 본성이 선한가 되묻게 되는 현상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집단 괴롭힘'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그를 견디다 못한 학생이 자살을 하고, 교내 폭력이 도처에 다반사라니 충격이 클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있어왔던 '엄석태와 그 졸개들'이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한 제2, 제3의 희생자가 속출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 현장의 실정은 간과한 채 내 놓은 이상적인 '학생인권조례'가 왠지 공허하게 들린다. '학교 현장'이 정화되거나 개선되리라 믿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1월 0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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