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짝퉁 소금'(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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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11.25)
'짝퉁 소금'
/( 805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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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 우리나라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는 어디일까? 아래의 보기 중에서 고르시오. ①신안 ②부안 ③주안 ④해남" 정답은 '③주안'. 1950년대 말 초등학교에서 치렀던 시험문제의 하나로 필자는 그를 실감했던 세대다.
주안역 관사 부근으로 옥수수 서리를 하러 가자면 으레 배다리에서부터 철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 지금의 숭의동 청과시장 인근에 이르면 염전이 끝없이 펼쳐져 그야말로 '소금의 나라'에서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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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조름하게 간이 밴 바닷바람, 여기저기 쌓아놓은 백옥 같은 소금들, 그와는 대조적으로 띄엄띄엄 서 있던 시커먼 창고들, 경쾌하게 군무를 추는 갈대들이 이뤄놓은 염전 풍광은 그냥 그대로 한 편의 아름다운 서정시였다.
인천의 소금사는 오래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인천의 염소(鹽所)는 6곳이며, 자연도, 삼목도, 용유도 등 섬마다 염부들이 모여 산다"고 했다. 1908년 발행 '한국염업조사보고'에는 인천의 염벗이 54개소라고 밝히고 있다.
그때까지의 소금 생산은 '염벗(釜屋)'이라는 곳에서 바닷물을 몇날며칠을 끓여 정제하는 방식이었다. '자염(煮鹽)'이라고 부른 것인데, 생산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 값싼 중국산 천일염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에 대항하기 위해 천일염 생산시범지로 선택한 곳이 넓은 간석지가 있던 '주안'이었고, 후에 남동, 소래와 더불어 인천이 국내 최대의 소금산지로 명맥을 유지했던 것이 불과 반세기 전이다. 최근 값싼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팔고, 유럽산 짝퉁 천일염이 국산보다 무려 29배나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품질 좋기로 소문났던 인천 천일염의 명성을 되새기게 하는 세태이다.
/객원논설위원2011년 11월 25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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