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수사전(修辭戰)(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9.19)
수사전(修辭戰)
/<777>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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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I 하야가와의 '의미론'을 보면, '말의 나이아가라 폭포'란 구절이 등장한다. 이 구절이 비유로서 표현의 묘를 얻고 있는 것은 '비유(比喩)의 ABC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두 사물은 전혀 유사성이 없다.
말[言語]과 '나이아가라 폭포'가 무슨 관계를 맺고 있을 리 없다. 그러나 하야가와는 두 사물이 지닌 내면적 의미를 읽어내 이 둘을 결합시켜 언어적 섬광을 일으켜낸다. 사전적 의미와는 전혀 다른 새 말의 탄생이다.
그의 식대로 표현한다면, 오늘 우리는 '아침 방송 스위치를 넣으면서부터 밤에 소설이나 잡지를 읽다가 잠들 때까지 수많은 말 속에 살고 있다.'
그는 이같은 상태를 비유의 힘을 빌어 '말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한 것이다.
왜 '말의 홍수'라고는 하지 않았을까? 언어학자인 그에게 말은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한순간 휩쓸어 삼키는 공포의 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장엄한 감동을 주지만 또한 주체할 수 없는 흐름의 존재로 봤던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말의 나이아가라 폭포'를 만드는 일에 능수능란한 테크닉을 구사하고 있는 이들은 진보 진영이다. 옳고 그름과 메시지의 궁극적 목적과는 관계없이 그들의 수사는 일종의 신선한 자극이나 충격을 준다.
예를 들면, '나쁜 투표', '희망 버스', '아름다운 OO' 등이 그것인데, 그 때마다 괴력을 발휘한다. 반면에 여당이 구사하는 수사는 저급 일변도였다. 기껏 등장시킨 것이 '따뜻한 자본주의' 정도였고, '안풍(安風)'에 대응한 것이 '영희' 수준이었다. 한나라당이 풀을 쑤고 있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수사전은 완패에 가깝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9월 1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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