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발랴그'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8.17)
'발랴그'
/( 754 ) 조우성의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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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 전, 일본·청국·러시아는 조선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었다. 일본은 1872년 해군성을 설립해 무력 증진에 나섰다. 그에 위협을 느낀 청국의 북양대신 이홍장은 독일의 불칸(Vulcan) 조선소에서 군함 3척을 사들였다. 정원호, 진원호, 제원호 3척 구입에 400만 냥의 거금을 들였지만, 청국은 기세등등했다. 30㎝ 주포 4문을 30.5㎝ 두께의 장갑으로 싼 포탑을 장착한 정원·진원호는 당시 자타가 공인한 세계 최강의 군함이었기 때문이다.
청국의 정여창(丁汝昌) 제독은 건조국 독일 해군도 후에 이를 흉내 내 같은 형의 군함을 만들었다는 명성을 앞세우며 2대 거함을 이끌고 일본 요코하마에 입항, 위용을 과시하며 내부까지 공개하는 등 일본 해군을 위압했다. 그에 놀란 일본이 부랴부랴 '건함 공채'까지 발행해 건조한 것이 소위 삼경함(三景艦)이었다. 송도함(松島艦)과 엄도함(嚴島艦)은 프랑스에, 교립함은 일본 국내에서 건조했는데, 이들의 목표는 정원·진원호을 깨는 데 있었다.
이들 3경함은 1894년 청일전쟁 당시 황해해전에 참전해 화력이 우위에 있던 북양함대를 제압했다. 이때 송도함은 일본 연합함대의 기함으로서 12척의 함대를 이끌고 출정했고, 제물포해전 때도 발랴그 호를 자폭케 했다.
'자폭 패전'을 '위대한 승리'라며 치켜세워 정치에 이용했던 게 니콜라이 2세 황제였는데, 러시아가 대일 콤플렉스 극복 차원에서 순양함으로 그를 부활시키더니, 결국 중국 최초의 항모로 황해에 재등장했다. 한 세기 전, 정원·진원호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듯 중국이 발진시킨 항공모함 이름이 공교롭게도 '발랴그'라니, 러시아 '발랴그'와 중국 '발랴그'에 낀 우리 처지가 기구해 보인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8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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