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인천경제콘서트/북유럽 3국의 재발견(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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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1. 7.25)
인천경제콘서트 /
북유럽 3국의 재발견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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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회장단 자격으로 제37차 세계중소기업자대회(ISBC)에 다녀왔다. 이 ISBC는 1974년 하와이에서 1차 회의가 개최된 이래 매년 개최되며, 또한 세계 각국 중소기업 간 상호유대를 강화하고 국제교류 증진과 협력으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경제적ㆍ사회적 역할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다.
처음 기착지인 인구 530만 명의 핀란드 수도 헬싱키는 인구 52만 명의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발틱의 땅이다. 평소 교향시 ‘핀란디아’를 작곡한 시벨리우스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마침 그를 기념해 만들었다는 공원을 방문하게 됐다. 1967년 여류 조각가 ‘에일라 힐토넨’에 의해 24t의 강철을 이용해 만들어진 파이프오르간 모양의 기념비와 두상(頭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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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우리 일행은 헬싱키 선착장에서 대형 유람선을 타고 인구 940만 명의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항으로 향했다. 그런데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금년 ISBC는 개최희망국가 부재로 ‘중소기업국제협의회(ICSB)’ 행사와 함께 통합ㆍ개최됐고 이후의 2012년 행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 예정이라 한다. 이 ICSB는 중소기업의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전문 경영지식을 함양하려고 1956년 미국에서 조직된 이래로 초기에는 주로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됐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회원수가 계속 증가하고 참가자들의 참여폭도 확대됨에 따라 1977년 연차대회에서 명칭을 지금의 ICSB로 바꾸면서 조직의 성격과 활동이 국제화됐다.
별도 스케쥴로 참석한 ICSB멤버로서 장지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유관희 고려대 교수, 배종태 KAIST 교수 등 국내의 석학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유인홍 KOTRA 스톡홀름 센터장의 ‘북유럽 경제동향 및 현지 중소기업 진출 현황’ 등에 관한 자세한 브리핑을 보고 받으면서 다시 한 번 새삼스레 한국의 수출을 지향하는 중소기업들의 힘찬 맥박소리를 듣게 돼 모두 감격하게 됐다. 그리곤 북유럽 지역 시찰 및 문화관광 즉, 노벨상이 주어지는 현장이라든가 12세기부터의 건축물들이 남아있는 구시가지를 방문했는데 역시 그들의 웅장하고 찬란했던 문명은 북유럽 최고의 건축미를 뽐내면서 이제 우리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옷깃을 여미게 하고 머리 숙여 경건하게끔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알려진 바와 같이 6개 부문으로 나뉜 노벨상 중에서 유독 평화상만은 인구 480만 명인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같은 날 시상한다고 한다. 2000년 노벨 평화상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상했던 자리에 서보니 국내에서 생각치 못한 또다른 감회가 느껴지기도 했다. 오슬로 및 제2의 대도시인 베르겐을 거치면서 국토의 약 3분의 1이 북극권에 속해 있는 노르웨이 탐방은 비록 짧은 여정이었지만 매우 독특하다 못해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국토의 상당부분이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자동차의 통행이 불가능한 산과 빙하, 피요르드(fjord)등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들이 아무리 세계 최고의 국민소득을 자랑한다 해도 거칠고 험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살률도 높고 정신질환자들이 많다는 가이드의 높아지는 목청이 아니라도 그다지 살고 싶은 나라는 아닌 것 같다. 우연히도 지난주 금요일 벌어졌던 노르웨이 태생인 32세 남성의 불만이, 상대를 증오하고 폭력에 매달려 오슬로에서 100명 가까운 사람들을 희생시켰음은 이를 증명한다 할 것이다.
다만 백야(白夜)라든가 악조건인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오늘날 노르웨이의 노력이 연극·미술·문학·음악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특히 ‘플롬라인 로맨틱 열차’를 타고 전설 속 요정이 나타나는 ‘효스 폭포’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감상하게 되었는데 이 플롬 철도는 1923년 공사가 시작돼 20여 년 후인 1944년에 개통한 총길이 20km 중 20개 터널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해발 866m 지점의 ‘뮈르달 역’부터 해발 2m 지점의 ‘플롬 역’까지 평균 경사도 약 55도의 난공사를 완성한 걸 보면 그들 자신의 끊임없는 땀으로 오늘날 이렇듯 부국을 이룩한 것이라 여겨졌다. 마치 우리 대한민국이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작은 국토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하계올림픽ㆍ월드컵에 이어 동계올림픽도 유치하게 됐고 금년에는 드디어 1조억 달러의 무역규모도 성취할 수 있음을 그들과 비교해보곤, 우리 자신도 가슴이 뿌듯해져 잠시 행복해졌음은 과연 나만의 사치였을까.
2011년 07월 25일 (월) 14: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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