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병종(71회) 화가·서울대 교수 /거침없이 발랄한 색채 향연…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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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조선일보(11. 8. 3)
[2011 아시아프] 거침없이 발랄한 색채 향연… 눈부신 청춘의 일기장 본 듯
/김병종 화가·서울대 교수

▲ 김병종 화가·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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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교수 관람기
'홍대 앞'은 특별하다. 감성과 예술적 분위기로 흘러넘친다. 미술의 메카답게 수많은 화랑과 화방, 미술학원들이 줄지어 있고 한 집 건너 예쁜 카페들도 있다. '제4회 아시아프'가 지금 그 미술동네의 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 안의 젊은 열기는 자연스레 전시장 바깥으로까지 확산되고 섞이는 느낌이다. 게다가 대학 전시장이고 보니 작품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싱싱한 생동감으로 넘친다. 동선도 복잡하지 않고 섹션도 잘 되어 있어 참으로 본데 있는 청년미술제이자 아트페어라는 생각이 든다.
전시의 화두는 "예술, 내 삶에 들어오다". 이념이나 민족 같은 거대 담론이 아니라 내 삶의 프리즘을 통해 세계를 보겠다는 것이다. 작품들은 그야말로 '푸르른 청춘의 일기장'이었다. 어디에도 엄숙주의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이 발랄하기만 하다. 아시아 젊은이들의 꿈과 몽상, 불안과 갈망, 환희와 고독이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펼쳐져 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웅얼거림과 수다, 그리고 간혹 분노의 외침 같은 것도 보인다. 하나같이 내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사방에서 뿜어내는 데일 듯한 열기는 뜨거운 여름날을 더욱 달구어 놓는다. 전통적 시각에서 놀라운 묘사력을 보이는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전복적 사고의 통쾌함을 보이는 작품도 있다. 이제 세상은 땅의 경계가 아닌 세대로 만나는 것임을 실감케 했다.
전시장을 돌아보며 드는 생각은 '젊음은 좋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미술은 좋은 것'이라는 것. 저토록 거리낌 없이 자신의 내면 공간을 드러낼 수 있음에, 그리고 그 공간에 떠오를 무수한 상념과 언어들은 저토록 거침이 없는 색채와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에 드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수의 상념 또한 함께 떠오른다. 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젊은 미술인들을 수렴할 만한 사회적 여건의 빈약함 때문이었다. 마침 두 나라의 청년 미술 행사를 둘러보고 온 뒤끝이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하나는 영국의 브라이튼 미술대학 졸업 미전 심사차였고 하나는 중국의 루쉰(魯迅) 미술대학 대학원 졸업미전 참관차였다. 두 대학의 학장이나 원장은 바로 이 부분의 고민을 토로하였다. 루쉰 미술원만 하더라도 한 해에 무려 7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그 이후에는 대책이 없는 대학의 무력감을 호소하였다.
그 점에서 아시아프는 대학 교육기관이 못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유재길 총감독의 말처럼 이제 '아시아프'는 쏟아져 나오는 젊은 미술인들의 한 돌파구가 되고 있다. 오늘 낯설게 만난 주인공들이 머지않아 익숙하게 만나지는 이름들로 떠오르기를 기대한다.
▶2011 아시아프, 서울 홍익대학교 홍문관에서 1부는 7일까지, 2부는 10일부터 22일까지, (02)724-6361~5
입력 : 2011.08.0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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