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 韓中日 삼국지/동북아의 연대와 협력을 생각하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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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20. 3.13)
동북아의 연대와 협력을 생각하라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역사소설가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지난 9일 자정부터 한국과 일본이 서로 상대국 국민의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조처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이 명분이지만 사실상 외교적 상응 조처라는 성격이 짙다. 미증유의 감염병과 싸움이 한일 양국 간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를 먼저 시작한 일본이 해결의 실타래를 풀 책임이 있음은 당연하다.
아베 정부가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입국 규제 조처를 내놓았다기보다는 내부의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실시했기 때문이다.
정세균 총리가 "일본이 과연 우리만큼 코로나19 대응에서 투명하고 적극적인지 의심스럽다"고 했으나 실제 일본의 검사 건수가 우리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지금까지 일본의 검사 건수가 1만2천여 건으로 우리의 하루 검사 건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걸 보면 방역 후진국으로 도쿄 올림픽까지 아웃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는 건 전 세계가 익히 아는 바다.
이 점에서 아베 총리의 리더십은 수준 미달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진보센터 선임연구원 마이클 푹스는 코로나19의 대응에서 ▶아시아 역내 긴장 ▶외교 군사 준비 태세 ▶ 각국 정부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바이러스는 국적과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 결국 ‘협력과 상생’의 국가 간 노력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동북아 각국의 공동 대응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박사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남북이 공동 이익과 공동 위험 관리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라는 22㎢라는 굉장히 좁은 땅덩어리에서 그 중 반쪽이 건강하지 못하면 다른 한쪽도 건강할 수 없다. 남북한이 함께 머리를 맞대 위험 상황과 재난을 공동 관리하는 시스템과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 남북한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라면서 통일 전에 동·서독이 보건의료협정을 맺었던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남북 지도자의 친서 교환 뒤 남한과 북한의 보건 협력 등 후속조치 가능성이 지금 상황에서는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으나 우리 인식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했다’고 벌어진 논란이나 ‘북한에 마스크를 보냈다’는 가짜뉴스에 정부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해명하느라 바빴던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내가 건강하려면 이웃이 건강해야 한다. 국가 간에도 다를 바가 없다.
지금 동북아 3국의 국가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시진핑 주석이나 아베 총리 모두가 비슷하다. 코로나19 대응 결과에 따라 국민적 지지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시험대에 서 있다.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국가 존망의 문제’라고 규정한 것은 결코 지나친 일이 아닌 것이다. 예방의학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의료의 특성, 지역 간 이동 통제가 용이한 북한 사회 구조이지만 열악한 의료체계와 방역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따라서 우한에서 시작된 이번 전염병 확산은 불행한 사태이지만 이를 통해 동북아 3국은 최소한의 방역협력체계를 만들 기회이기도 하고, 향후 이 지역의 대결 완화와 갈등 해소를 위해 바람직한 기회라는 점을 각국의 지도자들은 깊이 인식할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 인식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이데올로기적 바이러스가 심각하다’고 많은 이들이 지적한다.
가짜뉴스와 음모이론이 기승을 부리고 인종주의가 춤추고 있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유익한 이데올로기적 바이러스도 있다고 덧붙인다.
국제적 연대와 협력으로 이뤄진 세계를 생각하게 해주는 바이러스다.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만이 아니라 폭염·가뭄·폭풍 같은 이상 기후도 시시때때로 지구촌의 모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한다.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위협이, 아마도 더 위험한 형태로 다가올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동북아 각국의 지도자들은 이번 코로나19를 기회로 활용해서 연대와 협력의 구조를 보다 심각히 고뇌해야 할 것이다.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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