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강신(70회)[기고]/코로나19 이후, 기업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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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20. 4. 9)
[기고]코로나19 이후, 기업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선진국도 감염병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져
인적·물적교류 끊기고 기약없는 국경폐쇄
중세 흑사병 이후 르네상스를 만들었듯이
새기회 올것… 조기종식 함께 노력 준비를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두 달을 넘어서고 있다. 전쟁보다 무서운 전염병이 세계를 떨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 세계 지도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19의 거센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를 강타하였던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 경제적·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유럽 통합의 상징이던 '솅겐 조약'을 무력화시켜 유럽 각국의 자유로운 인적·물적 교류가 끊기고 있다. 미국·중국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나라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가 기약 없는 국경 폐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무너지고 있던 국경이 다시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국경의 등장은 하나로 묶였던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를 의미한다.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는 바로 실물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는 3월에만 두 차례에 걸쳐 사상 초유로 금리를 1.5%p 인하하여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고, 850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실물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러나 다우존스산업지수는 2월에 비하여 30% 이상 폭락하였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3월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고, 양적 완화를 공언하였지만, 한 달 전에 비하여 25% 이상 급락한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는 금융시스템 문제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실물 경제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중세사회를 무너뜨린 흑사병, 1차 세계대전 무렵 전사한 병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천500만∼5천만명이 사망한 스페인독감만큼 두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전망하듯 인간이 가진 지혜를 모으고, 세계가 합심하여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코로나19는 종식될 것이다.
흑사병이 르네상스를 만들어내고, 전쟁 뒤에 번영이 오듯이 코로나19 사태 뒤에는 반드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옛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릴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신속하고 현명하게 극복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어질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기업이 살아 있어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을 회복시킬 능력도, 발 빠르게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도 기업이 가지고 있다.
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모임 자제 등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한 결과, 장기간의 직장 폐쇄나 도시 봉쇄 없이 생산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세계가 감탄하는 모범 사례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런 노력을 계속하여 생산 활동과 사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기회가 오면 언제라도 앞으로 나아갈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 살리기에 가능한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자영업, 여행업, 항공업, 물류업 등을 비롯한 전체 기업과 산업을 살리기 위한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인천은 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물류 거점도시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기존 기업이 도산한 이후 새로운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되려면 지금보다 몇 배의 지원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이 적기이다. 기업을 살리기 위해 더 많은 자금 지원과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하나 되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0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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