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배상만(65회) 교육칼럼/평등한 직업관 핀란드 옴니아 직업학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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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1. 6.20)
교육칼럼
평등한 직업관 핀란드 옴니아 직업학교
/배상만 인천시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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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상만 인천시교육의원
나는 지난달 핀란드 교육 모습을 견학할 기회를 갖게 됐다. PISA가 발표한 ‘교육적 의사 결정에 관한 교사와 학생의 자율성이 높은 나라일수록 더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핀란드 교육은 자주성·전문성·독립성 그 어느 것도 훼손되지 않았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없었다. 핀란드 교사들의 높은 자율성은 핀란드 교육 성공의 또 다른 요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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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인근 에스프시에 위치한 옴니아(Omnia) 직업학교는 직업교육에 충실하고 있었다. 세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운영하는 학생수 1만여 명, 교직원 700명의 거대한 규모의 직업학교다. 옴니아학교는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기능인을 양성하는데 크게 네 분야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직업교육과정과 성인교육센터, 도제훈련센터, 청소년 워크숍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장소도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단일 학교 체제를 넘어서는 종합적 직업교육 네트워크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옴니아 직업학교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학과를 설치하고 있다. 기계제작 수리기술자·간호조무사·보조간호사·전기기술자·보트(배)건조인·장인·수공업자·목재가공업·조경·미디어매체보조원·용접공·배관공·건축업자·호텔접수담당자·실험실 보조원·제과업자·관광활동 기획자·여행카운셀러·요리사·웨이터·가사서비스사업가·미용사·미용치료전문가·소비자상담원·차량정비사·차량설비기술자·ICT설비기술자·기계운전자 등의 직업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의 학제는 의무교육과정 9학년까지의 기간을 마친 후 인문학교와 직업학교의 둘로 나뉜다. 그러나 인문학교와 직업학교 사이에 이동이 자유롭다. 직업학교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 직업학교의 인기 비결은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평등한 직업관에 있다. 노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인문학교 진학은 사회적으로 출세를 하기 위해 진학하는 경우는 드물다. 선발은 교사와 더불어 입학상담교사를 두고 학생의 성적과 재능을 평가해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직업의 서열화가 거의 없는 체제이기 때문에 대체로 자신의 재능과 흥미에 따라 진로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도 탈락자가 있지만 핀란드의 사회안전망이 잘 발달된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핀란드에서는 고등학생 이상은 성인 대우를 받는다. 국가에서 개인 아파트를 제공해 준다. 그 대신 기숙사 시설은 없다. 전체 학생의 2천 명 정도가 야간에 수강하는 학생이다.
옴니아 직업학교는 교육이 현장과 밀착돼 있다. 건축의 경우 학교에서 직접 땅을 사서 집을 지어 일반 주민에게 분양하기도 한다. 그리고 10년 동안 사후관리도 책임진다. 그러므로 학생들도 단순한 실습의 차원을 넘어서 실제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실습에 임할 수밖에 없다. 미용과의 경우 일반 주민에게 돈을 받고, 자동차과의 경우도 돈을 받고 수리를 해 주기도 한다. 학교에서 쓰이는 의자나 책상 등은 웬만한 것은 직접 만들어 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직업교육이야 말로 현장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년 동안 120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자격이 부여되는데 90학점은 직업교육과 관련된 것이고 20학점은 핵심교과 즉, 모국어와 스웨덴어, 수학, 기업가 정신, 예술과 문화 등을 배우고 나머지 10학점은 자유선택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핀란드의 교육비는 학생 수에 따라 정부에서 예산이 전액 지원된다. 학생의 평가에는 교사와 더불어 현장 전문가의 관찰이 중요하다. 평가의 객관성을 위해 스웨덴의 교사를 초빙해 평가를 한다고 한다. 학교의 교육목표는 졸업자들이 취업을 하고 노동현장에 투입됐을 때 탁월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 직업학교 출신을 선호한다. 학교현장과 기업 사이의 개방적이고 긴밀한 협력구조 속에서 현장 중심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본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2011년 06월 19일 (일) 14: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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