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북광장(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6. 3)
북광장
/( 734 )조우성의 미추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 |
||
경인선 '동인천역'의 애초 이름은 '축현역'이었다. 정거장에서 역 광장을 가로질러 각국 공원으로 올라가는 고갯길 좌우에 싸리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정겨운 이름이었다. 1899년 개통 당시의 '역' 이름을 '상인천(上仁川)역'으로 개명한 것은 1926년이었다. 역명 제정 27년이 되던 해에 '인천역' 바로 위쪽에 있는 역이라고 해서 위 상(上) 자를 덧붙여 무미건조하게 작명한 것이다.
그때의 호칭 습관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인천역'을 '하인천역'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설상가상 그 '상인천역'을 '동인천(東仁川)역'으로 바꾼 것은 1955년이다. 이번에는 그 위에 방위 개념을 덧씌웠다.
이름에서부터 역이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시의 동쪽이 아닌 곳에 있는 역 이름을 '동인천역'이라 했으니 그 운명이 온전할 리 없었다. 사물의 이름을 바로 하지 않는 데서 온 괴리들이 후에 드러났다.
'역은 역다워야' 하는데, 느닷없이 시민에게서 광장을 빼앗아 버리고, 수도국산이 건너다보였던 스카이라인을 가로막은 무지막지한 백화점을 세운 것이 이름하여 '민자역사(民資驛舍)'였다. 말만 화려한 '역사'였다.
승객 편의는 뒷전이었고, '민자 역사'의 운영은 지역경제와는 상관없이 업치락뒤치락이었다. 1989년 '동인천역'은 사망신고를 낸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최근 '동인천역'을 살아 숨 쉬는 삶의 공간으로 되살려 내려는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동구청의 북광장 조성 사업이 그것이다. 부디 성공해 '역' 을 되살려 주었으면 한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6월 03일 (금)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