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외교관과 國格(국격)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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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3.24)
원현린 칼럼 /
외교관과 國格(국격)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이 ‘단순 치정사건에 의한 공직기강해이’로 결론이 날듯하다고 한다. 필자도 내심 ‘스파이 사건’이 아니기를 바랬다. 단순 기강해이로 빚어진 사건이라면 그래도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길 바란다. 하지만 북방의 한 여인과 외교관들이 놀아났는데 그렇게 가벼이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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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의 한 여인에게 외교관들이 농락당했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단순히 ‘그 사건은 단순 치정사건이었다’라고 사건을 종결지을 수는 없다.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여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혀야 하겠다.
일이 터질 때마다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로 사건이 매듭지어지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재외 총영사가 모인 오찬 간담회에서 “국민들과 교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총영사들은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부처 장관도 “국민들게 큰 실망을 안겼다. 앞으로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인사 200명의 연락처가 누출된 사건이다. 온 나라가 들끓었고 나라도 망신을 당했다. 한 여인의 눈 한 번 찡긋에 그처럼 녹아나다니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우리 외교관들이 그 토록 나약 했었는가?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세계 각국과 대부분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사건이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혹자는 외교관들이 타국에서 생활하다보니 무료하고 외로워서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 막중국사 대임을 수행하기 위해 타국에 파견된 외교관들이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외롭다고 타국에서의 로맨스라니? 정신이 있는가 없는가?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이다.
손자병법 36계 중 31번째에 미인계(美人計)가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그 옛날 오나라와 월나라 싸움에서 미인 서시(西施)를 이용한 것이 미인계책의 대표적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생활 중 외로움 때문에 여인에 미혹(迷惑)되기 쉽다면 중국 주나라 정치가 태공망의 인재기용 수칙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하겠다. 언젠가 태공망의 용인(用人)술을 본란에 떠 올린 적이 있다. ‘3천년 전 용인수칙(用人守則)을 배우라’라는 제하에 ‘8징지법(八徵之法)’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인재를 기용함에 있어 여색을 시험해보라는 항목이 있다. -시지이색 (試之以色) 이관기정(以觀其貞)-여색으로 시험해보아 그 사람의 정조관념을 살펴보라- 인재는 뿌리치기 어려운 여자의 유혹도 극복하여야 한다는 말로 남자에게도 지조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었다.
정실에 얽매여 한 인사는 실패하기 쉽다. 그래서 인사가 중요하다. 인재 기용방식에서 음서제(蔭敍制)가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에 유엔에 가입했다. 가입한지 불과 4년 만에 안보리 이사국에 진출,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국들과 국제평화와 안전에 관련된 중대사안들을 논의하기도 한 우리다. 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한국인이다. 이렇듯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구현을 위해 국제 사회에서 한 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성장해온 국력과 외교력의 결과다. 사치나 즐기고 엽색행각이나 일삼으라고 나라에서 막중한 외교관직을 내린 줄 아는가.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없었던 일로 덮어도 될 일이 따로 있다. 이번 사건을 결코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신분이 외교관이다. 한 나라의 외교관이라면 해당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리다. 국격(國格)을 높이고 훼손하고는 그 외교관의 일거수(一擧手) 일투족(一投足), 행동거지 여하에 달려있다. 이번 상하이 사건에서 외교관들이 국격을 훼손한 죄 너무 크다. ‘상하이 스캔들’이라는 오명을 남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느슨해진 공직기강이 바로 서야 하겠다.
2011년 03월 24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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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載峻님의 댓글
불과 4년 만에 안보리 이사국에 진출==>금시 초문이다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 ? 라니... 재 확인해야 할 사항 아닌가요? [安全保障理事會]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의 5개 상임 이사국, 임기 2년의 10개 비상임 이사국으로 구성, 한국 - 2년 임기 비 상임이사국, 이런 내용이군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