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행복론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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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3.10)
원현린 칼럼/
행복론
필자가 어렸을 때로 기억된다. 안방 벽에 액자 하나가 걸려 있었다. 두 남여가 손가락으로 산 너머 하늘 저편을 가리키는 그림 속에 한편의 시가 적혀 있었다. - 산 너머 언덕 너머 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아! 나는 남 따라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 왔다네, 산 너머 언덕 너머 더욱 더 멀리 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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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 붓세의 이 시는 몇 편 안 되는 필자가 외우고 있는 시 중 하나다. 당시에는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이다.
행복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행복은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다. 행복과 불행 중 하나를 택하라면 행복을 제쳐두고 불행을 택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줄 안다.
우리는 ‘행복추구권’을 법으로 명문화 해놓고 있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의 장 제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엄연히 명시하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선언한 조항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감에 젖어 있지 못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중국과 일본의 청소년들과 비교해 느끼는 행복감이 덜하다고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한·중·일 3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치관을 비교 조사한 결과, ‘지금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중국이 92.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일본 75.7%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71.2%로 가장 낮았다. 청소년 행복지수가 세 나라 가운데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이다.
왜 이럴까? 우리 청소년들이 배가 고파서일까? 아니면 국민소득이 낮아서 일까. 청소년이 행복하지 않다는 의미는 나라의 장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말함이다. 흔히 행복의 반대인 불행은 비교에서 시작된다고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 비해 떨어진다니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국민소득이 낮아서도 아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높다손 치더라도 중국은 1인당 4~5천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소득을 일본과 중국을 비교해 봐도 일본은 중국의 몇 배에 달한다.
국민소득이 다소 낮아도 행복한 나라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국가가 부탄왕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 사람들은 이 작은 나라를 지구 상 마지막 남은 ‘샹그릴라’라고 동경하고 있다.
히말라야산맥 동쪽 끝에 자리한 부탄왕국은 국토가 세계에서 가장 험준한 지형을 지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민소득도 그다지 높지 않다. (1인당 GDP;4천700달러, 인구;70만 명, 면적;한반도의 5분의 1).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들어간다. 행복지수 1위다.
국민소득이 높다고 행복한 나라가 아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부탄은 국민소득이 낮아 가난한 나라 축에 속한다. 부탄 국민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가을,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0 ICLEI 세계환경회의’에 참석했었다. 자국의 고유의상을 차려 입고 참석한 부탄 왕국 대표, 돌지 왕디(Dorji Wangdi) 인적자원부장관은 참석한 다수의 여타 국가 대표들보다 필자가 보기에는 한 층 더 여유 있어 보였다. 그는 “높은 자원소비 수준이 실제로 높은 수준의 행복을 담보하지 않듯이, 행복측정은 경제적 요인만을 생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은 주관적 객관적 자료를 포함하는 보다 폭넓은 인간중심적으로 정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물었다. “당신네 나라 국민들은 행복합니까?” 국민소득이 부탄보다 4배가 높은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재화는 유한한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고 하는 것으로 경제학은 시작된다. 물질적 행복을 말하면 인간은 영원히 불행 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행복하려면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욕망을 줄이면 된다. 다른 하나는 재물의 소유를 늘리면 된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 하나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하다. 행복은 산 너머 언덕 너머 하늘 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닌지.
2011년 03월 10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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