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교명(校名)(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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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 3.21)
교명(校名)
702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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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논현고(論峴高)의 입학식에 참례했다. 신입생들에게 교명의 유래를 소개해 달라는 이덕호 교장선생의 부탁 때문이었다. 연전에 '남동구(南洞區)20년사'를 발간했을 때 주무를 맡았던 터라 길 걱정은 없었다.
산곡동에서 남동구청을 지나 학교까지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반세기 전 까까머리였을 무렵, 소래포구를 구경 가려고 동인천역에서 두어 시간 기다려 털털거리는 시외버스에 오르던 때가 떠올랐다.
그 '시골'이 오늘날 인천에서 가장 살기 좋은 생활공간으로 일대 변신을 해 소래다리를 빼놓고는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됐지만, 교명과 거리에 붙은 도로명은 그대로 살아있어 이 지역의 정체성을 알려주고 있었다.
동명 '논현(論峴)'은 옛날 사신들이 먼 길을 떠나기 전, 이곳의 '언덕'에 모여 앞날을 '논의'한 데서 비롯됐다고 전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모든 공부의 근간이 사물의 이치를 논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또 예로부터 이 지역을 '서당골'이라고 불렀다는 것도 '논현고'의 입지에 비추어 보면 예사롭지가 않다. '학문 숭상'의 전통을 이어받아 이곳에 유수한 고교를 설립했고, 최근 '선도학교'로 발돋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일부 학교는 정체와는 상관없이 생뚱맞게 불리고 있어 안타깝다. 이전 학교 거의가 그렇다. 별 연고도 없는 곳에 가 옛 지명을 딴 교명을 그대로 쓰고 있으니 말이다.
"이름이 바로서야 논과 명분이 정연해진다."는 건 공자님 말씀이다. 굳이 이전할 양이면, 교명도 바꿔 심기일전 재개교하는 게 순리일 것같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3월 2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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