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류창현(67회) 인천논단/제물포고 이전논란을 보며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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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2.17)
제물포고 이전논란을 보며
/류창현 객원논설위원
인천시 교육청은 지난달 11일 ‘제물포고등학교 이전 재배치안’을 행정예고하고 인천 중구 전동에 있는 제물포 고등학교를 2014년까지 송도국제도시 3공구로 옮긴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로 인해 새해 벽두부터 과거 60년대 인천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대표적 명문고교인 제물포 고등학교의 이전과 관련된 찬반 의견의 열기가 뜨겁다. 인천 교육계뿐 아니라 해당지역의 단체장들과 정치인들은 물론 주민들과 해당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동창회간의 치열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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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인천중학교의 병설 고등학교로 설립된 제물포고는 설립이후 1975년 고등학교 평준화가 시행되기까지 인천은 물론 경기도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명문 고등학교였다. 특히 60연대의 제고는 한 해에 서울대를 150~160여 명씩 진학함으로써 전국에서도 뛰어난 명문고였다. 그만큼 인천에서의 제물포고는 인천 교육에서의 역사성과 구도심권의 대표적인 위치에 있다고 하는 지역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제물포고의 이전 문제는 정치인들이나 지역사회의 이해관계에 따른 논란 거리에서 벗어나 학교의 역사성이나 지역사회의 상징성 내지는 인천시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리고 인천 교육의 전반적인 형평성과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되어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제물포고는 공립여자고등학교인 인일여고와 함께 구도심권 유일의 공립 남자 고등학교다. 명문 공립 고등학교인 제물포고와 인일여고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침체되고 공동화 되어가는 오랜 삶의 터전을 지켜가는 구도심 주민들에게는 그나마 자존심과 긍지를 갖게 하는 한 대상으로 볼 수 있다. 과거 구도심권에서 학교를 다녔던 나로서는 어쩌다 동인천역 주변을 가보면 전반적으로 신흥 주거 지역에 비해 침체되기는 했으나 50여 년 전의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과거 학생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약간은 반가운 생각도 든다.
시교육청에서는 제고 이전의 당위성을 국가차원의 정책적인 측면에서 찾고 있다. 신도시에는 학생이 많고 구도심에는 학생이 없으니까 구도심 학교를 학생들이 많은 신도시로 옮기자는 단순하고 편의적인 발상이다. 인천의 자세한 역사나 구체적인 실정을 모르는 정부의 방침이 구도심의 학교를 신도시로 옮기라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학교배정에서 교육청이 그동안 해결책으로 늘 매력을 갖고 있는 근거리 배정원칙에만 집착하거나 원거리 배정에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형들의 민원에 지나친 부담을 갖는 것은 결코 학교배정의 근본적 해결책일 수가 없다. 남보다 더 가까운 학교에 배정받으려는 학부형이나 학생들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켜줄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구도심학교의 학력향상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50~60년대의 제고까지는 아니라도 현재보다 훨씬 향상된 학교로 발돋움한다면 아무리 먼 곳에서라도 명문 제고를 다시 찾을 것이고 더 나아가 구도심도 활기를 찾을 것이다. 그것이 시교육청이 인천시나 인천교육을 위해서 할 일이다.
서울 강남의 경우처럼 주거환경의 변화가 지역 학교들을 명문학교로 발전시킨 예도 있지만 그에 반해 변두리라 할 수 있는 목동지역의 경우처럼 우수한 중학교의 학력이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물론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과거 한 때 농촌이나 다름 없었던 서인천 고등학교로 인천의 영재들이 모여들었던 시절을 되돌아 보면 학교의 위치는 비록 인구가 적은 지역에 있더라도 우수한 학교는 학생들은 물론 지역 전체의 인구 유입을 가져 올 수 있는 것이다. 학생이나 학부형이 학교를 찾아 오도록 교육관계자들이 노력해야지 당장 학생이 부족한 지역의 학교를 빼다가 학생이 늘어나는 지역으로 옮긴다는 더하기 빼기수준의 학교 배치 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시교육청에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제고를 송도로 옮겨 명문학교의 명성을 되찾아 주려 할 것이 아니라 제고를 옮기지 않아도 많은 학생들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제고의 학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지원책을 다각도로 연구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차제에 시교육청이 노력해야 할 일은 학교가 학생을 찾아다니는 학교 배치 정책보다는 학생이 학교를 찾아 올 수 있는 더 나아가 학교 때문에 인천을 떠나 타시도로 떠나는 학생들을 막을 수 있도록 전반적인 인천의 학력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2011년 02월 17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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