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도원동 그라운동장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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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 2.21)
도원동 그라운동장
/690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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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의 향연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화창한 봄하늘로 내뻗는 야구공을 쫓아 움직이는 선수들과 관중들의 혼연 일체된 시선, 그 찬탄의 아우성이라니! 그것은 결코 시골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경이의 체험이었다."
'황해문화' 창간호에 실린 '그라운동장'이란 단편의 한 대목이다. 답동 시절에 송도고를 졸업한 후 신춘문예로 등단해 주목을 받아왔던 작가 김상렬의 작품인데, 소년시절 자신의 이주체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또 소설제목도 상징성이 각별하다. 주인공인 소년에게는 '그라운동장'이라 불렸던 '운동장'이 "도회지가 갖고 있는 기회의 다양성과 또다른 차원의 넓은 폭에 새롭게 눈을 뜨게"하는 성장기의 충격의 공간이었다.
'그라운동장'은 '그라운드'와 '운동장'의 한영 합성어이다. 공식명칭은 '인천공설운동장'이었는데, 일제강점기 때는 '도산정(桃山町)'에 있다고 해서 줄곧 '도산정운동장' 혹은 '도산원두(桃山原頭)'라고 불렀다.
광복 후에는 왜식 정명(町名)인 '도산정'을 '도원동(桃源洞)'으로 바꾸고 자연스레 '도원동운동장'이라 했던 것인데, 어느 날부턴가 일언반구의 설명도 없이 '숭의동운동장' 혹은 '숭의구장'이라 해서 의아했었다.
'운동장'이 이전한 것도 아닌데, 민간과는 달리 굳이 '숭의동'이라고 밝혀 지칭했던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2009년 분할측량 결과, 숭의동보다 도원동의 운동장 지분이 오히려 많아졌다니 새옹지마 격이다. 그나저나, "숭의운동장이 명칭과 역사성에서 남구와 밀접하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2월 2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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