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정승열(65회) 세상思/교실 붕괴(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1.19)
세상思
교실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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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보세요. 때려보세요"하고 선생에게 대드는 학생들 때문에 수업분위기가 "때려보세요. 때려보세요"하고 선생에게 대드는 학생들 때문에 수업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하소연하는 학생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냥 떠도는 이야기가 아니라 경기도 교육청이 마련한 김상곤 교육감과 중·고 학생 10명과의 좌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라니 요즘 학교현장의 교실분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다.
얼마 전 인터넷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었던 수업 중 선생님 몰래하는 집단댄스도 일반시민과 학부형을 경악하게 했다.
우리나라 2세 교육에 암담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교육현장에는 이보다 더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학교폭력 문제이다.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일반시민들은 별로 특이하게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그냥 일반 폭력의 연장선에서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폭력은 일반 폭력사건하고는 확연하게 다른 특성이 있다.
첫째는 폭력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는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깊은 심리적 상처를 남기며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셋째는 피해학생이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피해가 지속되는 경우 심리적 상처와 스트레스가 폭발하며 극단적인 행동을 낳게 된다는 점이다.
학교폭력의 유형을 집단 괴롭힘. 불량조직을 통한 갈취와 폭력, 보복성 폭력, 빵심부름, 대리 싸움 강요 등등이다. 아무리 좋은 품성을 지닌 학생이라도 이런 것을 지속적으로 격고나면 피해 학생의 심성은 황폐화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정말로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을까. 학교폭력에 대한 각종 통계를 보면 초중고를 합쳐 작게는 20% 학생에서 많게는 70% 학생이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사건이 표면화돼서 처리된 것만 통계로 잡을 경우와 은폐돼 있는 사건까지 설문으로 담아내는 경우 통계상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또 범위를 학교안으로 한정할 경우와, 학교주변 통학로를 포함할 경우, 동네까지 포함할 경우 각각 통계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피할 수는 없다. 학교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담임교사는 무엇을 하고있다는 말인가.
옛날에도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힘센 아이가 힘없는 아이들을 괴롭히기도 했다. 어른들은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자라나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문제 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옛날에는 이런 일들이 구태어 은폐되고 숨겨지지 않았다. 너무 지니치다 싶으면 교사는 권위를 가지고 해당학생을 훈육했고, 동네에선 어른들이 나서 문제를 조기에 해결했다.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교사의 훈육은 그 어떤 것보다도 권위가 있어서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치유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권위가 사라졌다. 언제부터인가 교사가 문제학생을 심하게 다루면 경찰에 신고돼 교사가 연행되어 가기 시작했다. 어느 장관부터인가 학교에서 옛날 훈장같은 엄한 교사들은 도태되기 시작했다. 교장들은 직원조회 때마다 제발 체벌을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게 일이 돼 버렸다. 학교폭력이 감지되면 초기에 가해자를 제압하여 다시는 같은 짓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사가 문제학생을 제압할 힘과 권위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영악하다. 가해자 학생은 교사를 우습게 알고 점점 수법이 은밀하고 악랄하게 진화해가고, 피해자 학생도 더이상 교사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로 변해버렸다.
피해학생이 가장 두려워하는 보복성 폭력을 막는데 교사는 힘이 돼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폭력을 당한 경우 52.5%가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다고 한다.
요즘 교육계는 체벌규정을 없애겠다고 한다. 교사의 80%가 체벌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상황인데도, 학교폭력을 초기에 제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거두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정승열 시인
2011년 01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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