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철도 생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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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 1.10)
철도 생각
/674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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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륙 횡단철도를 놓은 것은 청나라 '쿠리'들이었다. '침목 하나에 쿠리 한 명'이 희생될 정도로 난공사였다고 한다. '쿠리'들의 거류지를 '차이나타운'이라 했는데, 서양인이 '동양문화'를 견문한 창구였다.
쿠리들은 비록 콩죽(주식)과 마늘(반찬)로 허기진 배를 채웠지만, 푼푼이 돈을 모아 고국으로 보냈다는 일화도 전한다. 태평양 횡단철도가 완성된 해가 1869년이니, 인천과 노량진간에 철마가 달리기 꼭 30년 전이다.
그로부터 101년 후인 1978년에 오늘날의 중국을 있게 한 덩샤오핑(鄧小平)이 일본을 국빈 방문했었다. 일본은 첨단 기술력을 뽐내느라 도쿄에서 교토까지 고속철 '신칸센'을 시승하게 했다. 그때 덩이 한 말이 있다.
"좁은 나라에서 과연 이렇게 빠른 기차가 필요한가?" 신칸센은 분명 충격이었을 것인데, 그는 눈 하나 깜짝 않고 그런 말을 했던 '부도옹(不倒翁)'이었다. 백묘흑묘 식 실용주의노선을 걸었던 그는 1997년 사거했다.
도쿄역에서 교토역까지의 거리가 513.6㎞이니, 중국식의 지리 감각으로는 이웃마을을 굳이 시속 200㎞로 달릴 일이 있냐는 만만디적 관점이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를 입증하듯 한 사업이 최근 마무리 단계란다.
중국 철도부가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길이 1,318㎞의 '징후' 철도를 올 6월 중순 개통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 먼 길을 4시간에 달린다니, 저 세상의 '쿠리'들과 그 후손인 '부도옹'이 함께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만 같다. 세상은 그렇게 속도를 줄이느라 야단인데, 경인선은 느려터져 세월아, 네월아 하니 답답하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1월 1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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