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국제병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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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10. 1)
국제병원
/조우성의 미추홀(6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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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시에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 구절이 있다. 그 시의 배경으로 보면, '못난 놈'은 곧 '촌놈'과 동의어다. 좀 못 배우고, 모자라고, 못 살아도 함께 더불어 사는 게 흥겹다는 정서가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그 '못난 놈들' 가운데는 어쩌다 대처에 나가 공불 좀 했다고, 잘난 척 으스대며 시도 때도 없이 동네에 '대처놈들'을 불러들여 행세하는 측도 있다. 요즈음 인천 문화예술계의 전반적 모습이 그런 한심스러운 꼴들이다.
각 지역의 문화원이든, 무슨 프랫폼, 아트센터, 문화회관 등이 서로 전국구 '대처놈들' 불러들이기에 경쟁이다. 흥행을 위한 고육책이라지만, 그럼 장살하지 뭣하러 인천바닥에서 문화를 한답시며 거들먹대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 '대처 콤플렉스 돌림병'이 이번엔 대학에까지 번져 큰 물의를 빚고 있다. 인천시가 지역대학을 무시한 채 연전에 연세대에 특혜를 주더니 이번엔 그 대학이 한 술 더 떠 초법적으로 '국제병원'을 세우겠다고 나섰다.
지역사회에 학문으로써 공헌하라고 귀한 땅을 내주었더니 염불엔 마음이 없고, 눈이 벌게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게 가관이요, 목불인견이다. 바야흐로 연세대가 인천에 와 스스로 제 얼굴에 먹칠을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함께 살게 해 달랄 때는 언제고, 이제 이 무슨 행태란 말인가. '얼굴만 봐도 흥겨운 이웃'은 진작부터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인천의료계를 말아 잡수시겠다는 심보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인천의 지식인들,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시민들께 '정말 못난 놈들'이라는 말을 들을 수는 없지 않는가.
/객원논설위원
2010년 10월 0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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