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노벨문학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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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10.13)
노벨문학상
/636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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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이후 시인 수상자는 스웨덴(5), 프랑스(4), 이태리(3), 영국, 아일랜드, 그리스, 칠레(각2명), 독일, 인도, 노르웨이, 스위스, 스페인, 러시아, 체코, 나이지리아, 미국, 멕시코, 폴란드, 오스트리아(각1명) 순이었다.
이를 보면, 한자 문화권에서는 지난 1백여 년 동안 단 한 명의 시인도 수상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야 여럿이 있겠지만, 유럽 언어권이 수상자의 주류를 이룬 것은 번역이 큰 걸림돌이 아니었을까 짐작케 한다.
가와바타가 수상했던 것 역시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았던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같은 훌륭한 번역자를 만난 행운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소설이었다. 시는 그와 또 다른 세계이다
'번역은 반역이다'는 말은 곧 그만큼 번역이 어렵다는 비유인데, 시는 원천적으로 '번역 불능'이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따라서 한자 문화권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는 원천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TV와 신문들이 연례행사처럼 모 시인의 수상이 올해는 유력하다며 온갖 나발을 불어대 보기에 민망했다. 그런 사정을 아는 시단(詩壇)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먼 모습들이었다. 노벨문학상에 그처럼 목을 맬 일이 아니다. 우리가 스웨덴의 시문학을 잘 모르듯, 그들이 한국어와 한국시의 진가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러는가?
/객원논설위원
2010년 10월 1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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