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선량(選良)의 자격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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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10.28)
원현린 칼럼/
선량(選良)의 자격
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된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는다. 그래서 국회의원을 ‘선량(選良)’이라고 부른다. ‘선량’의 사전적 풀이는 ‘국민이 뽑은 뛰어난 인물’, 또는 ‘선출된 어진 선비’다.
과연 우리의 국회의원들은 뛰어난 인물이거나 어진 선비들인가.
국회의 여러 권한 중에 국정감사권이 있다. 올해 국감도 끝났다. 국감을 지켜본 국민들은 국감취지나 목적과 거리가 먼 소모성 질의 지적만 일삼다가 귀중한 시간만 낭비했다고 국회의 국감을 혹평했다. 국감이 흐지부지 끝나자 ‘국감무용론’까지 대두되기도 했다.
나로 인해 국감 폐지론이 제기되지나 않았는지, 의원 각자가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실정(失政)을 바로 잡아야 할 국회가 오히려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면 그것은 나라를 해하는 행동이다.
국회의원에게는 자유롭게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보장하기위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하여 국회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특권 등 각종 신분상의 특권이 부여돼있다. 그렇다고 해서 초법적인 지위에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리헌법 제46조에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연 우리 국회가 그런가. 당리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는지. 사익을 먼저 추구하지는 않는지.
헌법의 명시대로 국익을 우선하지 않는 의원이 있다면 부끄럽게도 그가 바로 나라에 해악을 끼치는 ‘국해의원(國害議員)’이다. 국회의원을 비하하는 또 다른 비속어로 나라를 무너뜨린다하여 ‘국괴의원(國壞議員)’이라는 말도 있다. 사라져야할 속어들이다.
국해(國害)의원이 더 많은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사회도 선량(善良)한 사람이 많아야지 집단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많으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다.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없다.
최근 물의를 빚은 국회의원 보좌진의 친인척 기용만 보아도 그렇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막중한 자리다.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그런 자리다. 보좌진의 수준이 그 국회의원의 정치력을 결정짓는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정치인의 정신건강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하겠다. 일반서민 한 사람의 건강상태는 본인과 한 가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정치인이나 공직자 한 사람의 정신건강상태는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위직일수록 그 미치는 바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국회가 열릴 때마다 국가이익을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질 못해온 우리 국민들이다. 하지만 저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유통산업발전법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안 처리 과정을 봐도 그렇다. 동시처리 하느니, 분리처리 하느니 다투다가 때를 놓치고 있다. 도통 국회가 국민을 위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
국정감사는 ‘국감스타’를 탄생시키기도 하지만 누가 ‘국해(國害)의원’인지 가려지기도 한다.
국회는 지난주 국정감사를 마치고 내년도 예산심의에 들어갔다. 국회가 국정을 논하는 자리가 돼야지 싸움장이 되어선 안 되겠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국회관련 기사 제목들 중에는 “예산국회 놓고 전운(戰雲) 감돌아”, “4대강 예산 ‘고수 - 삭감’ 격돌예고” 등등. 하나같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구절들이다.
국회는 국사를 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국가안위를 위해 노심초사하는 의원이 진정한 국회의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회에는 국회의원(國會議員)이 있어야지 국해의원(國害議員)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회 회기 중이다. “나는 국회의원(國會議員)인가, 아니면 국해의원(國害議員)인가?” 선량(選良)들이라면 한번쯤 자문해 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2010년 10월 28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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