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선박도 나라도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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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9.13)
오광철의 전망차 /
선박도 나라도
침몰선 인양이라면 전남 신안 앞바다의 자기운반선을 떠올리게 한다. 우연히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나온 자기 파편들로 운반선의 정체가 확인되고 그것을 인양해 많은 국보급 자기를 건져냈었다. 선체를 비롯한 유물이 지금 목포의 한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으며 그 후로도 몇 척의 운반선이 발견되었었다. 목포 근해에서 시작, 충남의 당진 앞바다까지 북상한 것이다.
이런 침몰선의 인양을 보면서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거북선은 건져낼 수 없는 지 화제로 떠올랐었다. 거북선의 무훈은 널리 전해져 오고 있으면서도 실체는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남해 해전은 모두가 승전이었지만 그가 무고로 투옥되었을 때 거북선이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인천항 앞바다에서의 침몰한 함정은 1904년 러일전쟁 때의 러시아 군함이다. 그 해 2월9일 낮 12시쯤이었다고 한다. 일본군의 기습으로 소월미도 해상의 러시아 군함 세척이 침몰했다. 바랴그, 코리에츠, 숭가리호였는데 그 중에는 자폭한 함정도 있었다. 물에 반쯤 잠겨 굴뚝 등 윗부분만 보이는 바랴그호 모습이 일본측 선전 사진으로 남아있다. 수 년전에는 함정들의 잔해를 인양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최근 또하나의 함정 폭침은 지난봄 백령도 앞바다에서 있었던 천안함 사건이다. 결코 잊을수 없는 46명 생령의 희생이었다. 두 동강난 선체가 우리 기술진에 의해 인양되는 장면을 국민은 텔레비전으로 숙연히 지켜볼뿐이었다.
태풍일과 후 궂은 장마가 지속되는 중에 인천 앞바다의 침몰선 인양 기사로 수선스럽다. 지난 2006년 충돌사고로 침몰했다는 3천t급 투발루 국적의 화물선이다. 그 동안 적재한 4천t의 철재는 인양되었지만 아직도 4만ℓ의 경유가 실려있다고 한다.
투발루는 어떤 나라인가. 태평양 중서부의 아홉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구 1만의 작은 나라이다. 현재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두개의 섬은 침몰하고 50-100년후면 나라 전체가 바다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국가포기가 선언되고 주변국에 난민을 받아줄 것을 요청 중이라고 한다. 선박 침몰이 나라 전체가 잠길 예고편이었던가.
2010년 09월 13일 (월)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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