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낭만 소통(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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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 6.14)
낭만 소통
/( 586 )조우성의 미추홀
이 시대의 저잣거리에 나도는 상투적 유행어 가운데 '소통(疏通)'이란 것이 있다.
말이 놓일 자리든, 아니든 막무가내로 '소통'하자고 덤비는 통에 '소통'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이단자쯤으로 치부됐던 막강 용어다.
'서로가 서로를 알고 통하자.'는 데는 굳이 마다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또 하나의 명분 독점이었다.
마치 '소통'의 깃발을 든 이들만이 아름다운 사회건설을 꿈꾸고 있는 듯 대중을 이리저리 휘몰고 있었다.
그렇듯 '소통'이 대유행을 하자, '낭만 소통'도 나왔다.
그것이 형이하적인 공간에서는 집과 거리와 학교의 담을 헐어야 비로소 '소통'이 이뤄진다는 캠페인으로까지 발전했고, 사회는 역시 이의를 제기한 바 없었다.
'소통'하는 데는 어김없이 엄청난 혈세가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관공서의 담이 헐리고, 철옹성 같던 학교의 담을 부수고, 교문도 누구나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소위 개방형으로 고쳐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그리하여 상당수의 초등학교가 무방비 상태가 된 지 오래다.
아무런 저항력을 지니지 못한 약자인 어린이들이 공연한 '소통놀이'통에 성폭행을 비롯한 각종 범죄에 노출되었으나 어른들은 현실을 수수방관했었다.
그리고 급기야는 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2년생이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선, 재발 방지를 모색해야겠다. 보육원, 유치원, 초등학교만이라도 없애 버린 담과 교문 등을 다시 만들고, 수위(守衛) 제도를 부활하면 어떨까 싶다.
'소통'? 그런 것은 필요한 어른들끼리 열심히 하라고 하자.
/객원논설위원
2010년 06월 13일 (일) 21: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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