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정승열(65회)▧ 세상思 ▧ / 16강 진출 위업과 효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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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 6.25)
▧ 세상思 ▧ 16강 진출 위업과 효과
/정승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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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벽, 온 국민에게 감격의 낭보를 전해준 태극 전사들의 소식이 아침을 장식했다.
중계 방송을 보느라 또는 직접 거리 응원하느라 잠을 설친 사람들이 그래도 입가에는 즐거움과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 없이 누구나 만나면 월드컵 16강 위업을 자랑스럽게 화제로 나누었다.
매스컴은 하루 종일 응원 소식과 태극 전사들이 이룬 16강 위업을 보도하느라 힘을 쏟았고 전 세계 언론의 보도를 시시각각 전해주었다.
정말 맛깔스러운 시간들이었다.
왠지 마음이 훈훈해지고 누구라도 만나면 너그럽게 용서하고 화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국가적으로는 지방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우리 사회 곳곳에 아직까지 남아있던 상처와 갈등의 흔적들이 16강 진출이라는 기쁜 회오리 바람에 휘감겨 상당히 치유되는 효과를 보는 듯하다.
사실 우리나라 축구 역사와 인천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향토 사학자 조우성씨가 발굴한 자료에 의하면, 서구 축구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전해진 것은 구한말 인천이 개항되면서 영국 해군들이 인천의 웃터골 운동장에서 시범으로 축구를 하고 축구공을 선사하고 간 것이 효시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태극 전사들 중에 김남일을 비롯하여 이천수, 최태욱 등 인천 출신 선수들이 대활약을 했고, 이번 16강 위업을 달성하는 데에도 태극 전사로 인천 출신이 4명이나 참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부평초등, 부평중, 부평고 출신인 김남일 선수를 비롯하여 김정우(부평초, 부평동중, 부평고)선수, 조용형(만수북초등, 부평동중, 부평고)선수, 김형일(부평초등, 부평동중, 부평고)선수 등이 비중 있는 활약을 하고 있다.
인천이 가지고 있는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의 결과라고 자랑하고 싶다.
보도에 의하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로 얻어지는 경제적 효과를 경제연구소 마다 좀 다르게 산출하고 있는 것 같다.
1조8천억 원이라는 발표도 있고, 3조4천400억 원이라는 발표도 있고, 국가브랜드 향상까지 계산하여 16조 원이라고 발표한 연구소도 있다.
단순히 국제적인 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 이렇게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니 16강 진출 위업이 대단하긴 하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인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준 것도 이참에 챙겨 보자.
모처럼 만에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감정, 일체감, 공동체의 일원으로 각인시켜 주고 있는 이 동질의 생각과 감정은 대립과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발판이며 용서와 화해를 불러들일 수 있는 통로로 여길 수 있다.
이러한 대중적인 경기를 두고 어떤 이들은 위정자들이 국민을 효율적으로 통치하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에도 부족 간 또는 민족 간의 동질성을 북돋우기 위해 줄다리기, 고싸움, 씨름대회, 말타기 등 대중적 경기를 해 온 흔적이 있다.
이런 경기를 통해 모처럼 일체감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또 하나 16강 진출 위업이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는 정신적인 선물은 민족의 자긍심을 살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확인시켜 줄 뿐만 아니라 우리도 모르고 있던 능력까지 발굴해서 가능성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있다.
이런 자긍심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정신적인 자산이 된다. 우리 사회가 유익한 곳으로 굴러가는 원동력이 된다.
이거야 말로 16강 위업이 주는 최대의 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0년 06월 24일 (목) 20: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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