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발랄한 취주악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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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5.24)
오광철의 전망차 /
발랄한 취주악
속칭 나팔로 불리우는 금관악기중 가장 큰것은 수자폰이다. 19세기말 미국의 군악대장 겸 작곡가인 수자가 튜바를 개량하여 만들었다. 음색이 장대하고 악기를 어깨에 메는 것이 특징이다. 보는 이들에게 크기 때문에 무거우리라는 짐작이지만 시험삼아 메어본 사람들은 그다지 무겁지 않다고 말한다. 취주악대의 행진중에 제일 뒤에 서서 듬직하게 보인다.
수자폰의 고안자 수자는 원래 소년시절 부터 극장에서 바이올린 연주 지휘등으로 활약했다고 한다. 25세때 부친 처럼 해병대 군악대 악장이 되었다. 훗날 이를 사임하고 취주악단을 조직, 국내외의 연주여행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현역으로 해군군악대 훈련소장이 되어 복무하기도 했다. 그는 100곡에 달하는 행진곡을 작곡 ‘행진곡의 왕’으로 불렸는데 그중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미국민들에게 국가 이상으로 사랑을 받는다.
30여년전 전망차자는 뉴욕에서 감상한 뮤직쇼 ‘성조기여…’의 감격을 오래도록 잊을수가 없다.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의 평범한 쇼프로였는데 마지막 장면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등단 성조기를 흔들며 곡에 발맞추는데 어느새 관객들도 일어나 박수로 호응하면서 퇴장하고 있었다. 공연장 밖으로 나오자 로비의 진열장 안의 미니어츄어 인형악대도 연주를 계속하고 있었다. 뉴욕시민의 애국심을 느낄수있는 장면이었다.
취주악은 군중을 단결시키며 힘을 주어 사기를 돋군다. 발랄하고 단순한 리듬과 웅장한 울림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가볍고 밝게 해준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공원 연주장이나 시가를 퍼레이드하며 시민에게 서비스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있다. 봄꽃 계절이 지나고 신록이 무르익는 푸른 그늘 아래서의 연주 장면은 더욱 아름답다. 지난 어린이날이나 충무공 탄신일 같은 때에 더러 해군군악대의 연주회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다. 남녀고등학교에서 조차 취주악대가 사라졌다. 입시교육에 주력한 여파이다.
계절의 여왕 5월, 시민의 흥을 돋구어 줄 어느 취주악대가 소리없이 등장하지나 않을지 기다려진다.
2010년 05월 21일 (금)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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