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고양이 인형(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0. 5.19)
고양이 인형
/( 575 ) 조우성의 미추홀
일본에는 도처에 고양이다.
근대문학의 정점이라고 일컬어지는 나쓰메 소세키의 출세작 제목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인가 하면, 현대 최고의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개인 도서관의 이름도 '고양이 도서관'이다.
길거리 가게들에도 고양이가 거의 들어앉아 있다.
쇼윈도나 카운터 옆의 '마네키 네코(招き猫)'라고 부르는 작은 고양이 인형이 그것이다.
대개는 오른발을 그냥 들고 있는데, 사람을 부르는 듯 움직이는 자동인형도 있다.
오른발은 금전운을, 왼발은 손님을 부른다고 여긴다니, 앞발 든 고양이를 통해 운수대통을 바라는 서민의 소박한 소망이 엿보인다.
그러나 두 발 다 든 인형은 거의 없다. 항복이나 과욕을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인형의 재질은 보통 종이, 플라스틱, 도자기 등인데 그 중에 채색 도자기로 정교하게 만든 게 가장 비싸게 팔리고, 일부 젊은이들 가운데는 '마네키 네코' 문양이 든 티셔츠를 입으면 복을 받는다고 해 꽤 인기라고 한다.
그러나 상식적 판단과는 달리 일본인들 역시 '마네키 네코'를 제외하고는 고양이를 대부분 부정적인 동물로 인식해 왔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한국 고양이가 '악물'에 비유됐듯, '속 좁은 위선자' 등을 상징해 왔다.
최근 '고양이 나라' 일본에서 고양이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1년에 전국 지자체에서 살 처분한 고양이가 21만 마리에 달한다는 보도다.
한편에서는 복을 달라고 빌고, 다른 한편에서는 학살을 벌이는 진풍경이다.
코미디도 있다.
기원조차 모르는 '마네키 네코'를 진열해 놓고 운수대통을 빌고 있는 인천의 왜색 상점들이다.
/객원논설위원
2010년 05월 18일 (화) 21:27:50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