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완봉승(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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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 6. 4)
완봉승
/조우성의 미추홀( 582 )
어느 후보의 유세 차량인지, 저녁 무렵 아카시아 향기가 흔흔히 젖어든 아파트의 공기를 휘젓고 지나간다. TV에서는 한화 류현진 선수가 등장한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인천에서 이겨 더욱 기쁩니다"고 내뱉는다.
류현진 선수. 그는 창영초등, 동산중, 동산고를 거치며 자란 구도 인천의 아들이 아닌가? 그런 그가 그렇게 말했다. 착잡했다. 그러나 탓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대견해 보였고,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앞섰다.
애초 그는 한국 야구의 메카인 고향의 마운드에 서고 싶어 했다. 그러나 삼미, 핀토스, 현대에 이어 연고 팀이 된 SK는 그를 내치고 말았다. 고2 때 치료 받은 팔꿈치가 염려된다며 포수인 모 선수를 뽑았던 것이다.
고교 때 이미 '광속구'를 자랑했던 류현진 선수는 그 후 신인 2차 1번 지명선수가 되어 한화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승승장구했다. 반면에 SK가 그 대신 뽑았던 모 선수는 현재 1, 2군을 오가며 분투중에 있다.
그리고 지난 1일. 유세 북새통 속에 문학경기장 마운드를 밟은 그는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답게 위용을 뽐내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넥센에 이어 SK로부터 2연속 완봉승을 따냈다. 탈삼진이 무려 13개나 되었다.
"국내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한다"(김시진 넥센 감독), "30대 중반의 투수 같다"(선동렬 삼성 감독)는 그다. 그런데 그를 거들떠도 안 봤던 SK가 그에게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고 자존심마저 구기고 말았다. 사람을 키우지 않고, 심지어 내치기까지 하는 인천의 고질병이 어찌 야구계에 한한 일일까 싶었다.
/객원논설위원
2010년 06월 03일 (목) 21: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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