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인천의 새 사진전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0. 4. 8)
/오광철의 전망차
인천의 새 사진전
우리나라 전래 설화에는 동물이 사람되어 자신을 구해준 상대와 결혼하고 은혜에 보답도 한다. 그러나 정체가 밝혀지면 미련없이 떠나버린다. 미리 자신의 하는 일을 엿보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호기심에 못견디는 사람의 습성이라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구해준 나뭇꾼과 결혼하여 은혜를 갚음에도 약속을 어겨 떠나가는 두루미의 이야기도 그러하다.
옛날 나뭇꾼 총각이 화살에 맞아 괴로워하는 두루미를 발견 치료해 주었다. 며칠후 길을 잃은 젊은 여인이 찾아와 하룻밤을 묵고 나뭇꾼의 아내가 되었다. 아내는 방에 틀어박혀 살림에 보태기 위해 베를 짠다면서 절대로 엿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궁금증에 못견딘 나뭇꾼이 아내의 작업하는 모습을 훔쳐 보았다. 그런데 그것은 아내가 아니라 두루미가 제 깃을 하나씩 뽑아 그것으로 베를 짜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한필의 베가 완성되자 당신이 내 모습을 본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다면서 훌쩍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두루미는 일부일처하는 새로 알려져있다. 이른봄 암수가 마주보며 부리를 하늘로 향하여 울면서 구애하는데 이들의 사랑을 형상화하여 민속춤으로 승화시킨것이 학춤이다. 두루미의 번식지는 흑룡강 유역인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부의 중러 국경지대이다. 우리나라에는 11월초부터 날아오기 시작, 겨울을 나고 이듬해 3월말 돌아간다. 근래 찾아오는 수가 급격히 줄어 희귀조가 되었는데 철원평야와 강화도 남서해안 등지에서 월동한다.
80년대에는 인천의 연희 경서동 해안에서도 발견되었었다. 인천은 특히 시베리아에서 오스트레일리아나 동남아 등지로 자리를 옮겨가는 철새의 중간기착지로 중요한 위치에 속한다고 유수종 대한조류협회 인천시지부장이 신문지상에 ‘새천년 새이야기’를 연재하면서 밝힌 바 있었다. 이에 따라 두루미는 인천의 새요 77년에 도래지로서의 천연기념물 257호로 지정되기도 했었다.
사진작가 이명복씨의 ‘인천의 새 두루미의 일생 사진전’이 9일부터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열린다고 한다. 이씨는 두루미를 일러 ‘동물의 영장중 영장’이라고 말한다.
2010년 04월 08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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