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요즘 여중 1년생 엄마는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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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5.17)
오광철의 전망차 /
요즘 여중 1년생 엄마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딸아이가 하굣길에 울면서 돌아왔다. 집에 와서도 잔뜩 겁먹은 표정이었다. 캐물었더니 버스에서 내릴때 험하게 생긴 여학생 언니가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하더니 15분을 넘도록 누구엔가 통화를 하더란다. 기다릴수 없어 전화기를 돌려 달라니까 인상을 쓰는데 통화 내용이 지금 한 아이를 잡아 놓았다는 것이라는데 더욱 겁이 나더란다. 마침 지나며 관심을 보여준 어른이 나무라는 바람에 풀려날수 있었더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빠는 겁먹지 말고 함께 얼굴을 꼬집거나 거칠게 달라붙어 혼을 내란다. 그러나 그랬다가는 교복으로 어느 학교라는 것을 분별할수 있기 때문에 집단적 보복받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그 일 이후 엄마는 하굣길에 딸을 맞으러 학교 교문에 가서 기다렸다가 함께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그러면서 미얀마 등 동남아의 나라들 학부모가 하교할때 자녀들을 데리러 학교로 모이는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할수있다고 들은일이 있는데 악동들 때문에 우리나라가 같은 형편이 되었다고 엄마는 한숨 짓는다.
뿐만 아니라 한밤중에 딸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기까지 가족들 모두 저녁도 먹지 못한 채 마음을 조리며 기다린다. 밤10시가 훨씬 넘어 학원 버스로 아파트 입구까지는 데려다 주지만 그것으로 마음을 놓을수 없으며 그때서야 식탁에 둘러앉아 늦은 저녁을 마치면 자정이 가까워진다. 딸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우선 요기를 시키고 학원에 보냈으니 남은 가족들만 저녁을 들 수 없어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어린학생의 시달림이 어디 여기에 소개된 학생뿐이겠는가. 요즘 선량한 학생들의 처지가 이러하고 학교주변은 황폐해 있다. 초등학교 주변에는 어린이를 보호하는 노인들이 제복과 완장을 차고 교문 앞에서 대기하는데 중학교에는 없다. 사실 피해의 결과는 중학생의 경우가 더 크다. 약 보름 후면 지방선거가 실시되면서 교육감과 교육의원도 선출한다. 인천시교육감 후보로는 8명이 난립, 각종 공약을 내걸고 저마다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폭력이나 학원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다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2010년 05월 17일 (월)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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