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봄밤의 체코 음률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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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4.12)
오광철의 전망차/
봄밤의 체코 음률
뵈멘 마을 농부의 딸 마리는 하인 한스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그러나 마리의 아버지는 지주의 언어장애에다 바보 아들인 벤첼과 결혼시키려 한다. 중매쟁이가 찾아와 한스에게 마리를 단념하면 돈과 그 대가로 다른 여자를 구해주겠다고 제안한다. 한스는 돈은 포기하겠다며 한가지 조건을 건다. 마리가 반드시 미하 집안의 아들과만 결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얼마후 마을에는 한스가 자기를 사랑하는 애인을 팔아먹었다는 소문이 돌고 모두 한스를 비난했다. 마리도 자신이 팔려가는 신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한스에게 실망 벤첼과 결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한스나 벤첼은 모두 지주 미하의 아들이었다. 한스는 미하의 첫번째 아내에게서 벤첼은 후처에게서 낳은 이복형제였는데 미하는 물론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한스가 계모의 구박으로 방랑하다 마리네 집 하인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한스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아차린 미하는 한스와 마리의 결혼을 승인한다. 마리도 한스가 자기를 팔았다는 오해를 푼다.
체코의 작곡가 스메타나의 두번째 오페라 ‘팔려간 신부’의 줄거리이다. 스메타나의 국민주의적 작품의 대표작으로 민속무곡을 도입한 지방색 풍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특히 경쾌한 서곡은 별도로 연주된다. 스메타나는 이 오페라로 체코 민족의 오페라를 창시하고 국민음악의 기초를 확립했다. 체코의 음악성은 보헤미안을 바탕으로 한 민속음악에 근원한다. 특별히 체코 최고의 작곡가 스메타나와 드볼작의 작품에서는 체코인 특유의 향수와 정서가 잘 드러난다.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와 함께 드볼작의 ‘슬라브 무곡’에서도 체코 민속음악의 요소가 짙게 묻어난다. 이에 영향함인가. 최근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도 체코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오는 16일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에서 스메타나와 드볼작을 감상케 된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곡명은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와 드볼작의 교향곡8번이다. 모처럼 봄밤의 체코 음률이 향수의 보헤미안들 가슴을 적셔줄 기회이다.
2010년 04월 12일 (월)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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