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왕자의 꽃 튤립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0. 4.26)
오광철의 전망차 /
왕자의 꽃 튤립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여 그린 튤립 그림이 교실 뒤편 게시판에 걸렸던 일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칼날처럼 솟은 세개의 잎 사이를 비집고 솟은 왕관 같은 빨간 꽃이었다. 그것은 실물화가 아니라 미술교과서를 보고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튤립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니었다. 어쩌다 일본인들의 온실에서나 볼수있는 귀한 꽃이었다.
튤립은 봄의 화단을 수놓는 왕자 꽃이다. 4~5월 꽃이 활짝 피면 마치 왕관이듯 탐스럽고 우아하여 왕자의 꽃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1953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에 쓴 튤립 모양의 왕관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음은 유명하다. 패션계의 왕자인 프랑스의 디올이 꽃의 곡선미에서 착안 ‘튤립 라인’의 왕관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백합과의 구근초인 튤립은 탐스런 꽃잎과 풍부한 색깔로 널리 사랑을 받는다. 꽃말은 ‘사랑의 고백’이요, 지금의 이란 페르시아의 국화요, 네덜란드의 국화이기도 하다. 원래 튤립이란 이름도 페르시아어의 ‘튜울리파’에서 어원한다. 꽃 모양이 터키인들이 머리에 쓰는 터번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터키어로 터번은 ‘툴르판’이다.
그리고 원산지조차 터키의 소아시아 지방이었다. 그러던 것이 네덜란드에서 도입, 지금은 네덜란드가 세계적인 명산지가 되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간척지의 튤립 단지는 네덜란드의 봄을 아름답게 할뿐만 아니라 외화 획득에도 한몫을 한다. 튤립은 18세기 오스만 제국의 상류사회가 베르사이유풍의 사치에 빠져 튤립시대라 불리던 때가 있었다. 이때 튤립광이니 튤립공황이니 하던 이름이 생겨났다.
튤립은 한 두 그루씩 심는 것 보다 색깔대로 빨간것은 빨간 것끼리, 노란 것은 노란 것대로 모아 심는것이 아름답다. 꽃이 동시에 일제히 피면 빨갛건 노랗건 장관이 된다. 건강한 구근을 골라 심으면 가꾸기도 쉽다.
계양산 삼림욕장원에 4만송이의 튤립이 활짝 피었다고 한다. 튤립 단지는 영종도나 송도 매립지에도 조성하는 것이 삐죽삐죽 마천루가 솟는 것보다 좋겠다.
2010년 04월 26일 (월)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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