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기저귀 해방(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0. 2.22)
오광철의 전망차 /
기저귀 해방
안마당 빨랫줄에 길게 흰천이 여럿 걸려 있는 것을 보면 갓난아기가 있는 집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아기들이 버려놓는 기저귀를 빨아 건조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겨울철이나 일기가 불순할 때는 불편이 많았다. 기저귀는 아기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부드러운 천이었다. 가볍고 자주 빨아도 견딜만큼 질기고 쉽게 건조될 수 있어야 했다. 출산을 앞두고 산모의 친정에서는 기저귀감을 끊어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편리한 일회용 종이기저귀가 있어 벗겨 처리하면 그 뿐이다. 다만 자원낭비요 아기 피부에 손상을 주거나 비위생적일 수 있다는 점이 흠이다.
사실 기저귀는 채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부피있는 기저귀를 연약한 아기들에게 채움으로서 골육발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걷기 시작할 때 기저귀를 채움으로써 다리의 모양이 O형으로 되기 쉽다는 것이다. 즉 안짱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아기의 다리 사이에는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로 틈이 좁은데 그 좁은 공간에 기저귀를 채움으로써 아기의 두다리가 벌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아기가 기저귀를 찬 채 기우뚱거리며 걷는 모습은 귀엽지만 그것은 다리의 발육면에서 바람직하지가 않다고 한다. 아기의 다리 사이에 두꺼운 기저귀가 채워져 있으면 다리가 여덟八자 모양이 되어 수직으로 서지 못한다. 이런 자세로 걸으면 걷는 모습도 불안정하다.
티베트나 인도에서는 아기에게 기저귀를 거의 채우지 않는다고 한다. 아기가 배설하는 그대로 두고 나중에 처리한다는 것이다. 티베트는 추운 나라임에도 기저귀를 채우지 않는다. 오물을 싸는 대로 뒤에 털어내고 더운 물로 씻어버리면 그 뿐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아기에게서 기저귀는 언제쯤 떼면 좋을까.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어서 우리나라는 만2살 정도요 미국은 18개월내라고 한다. 이것이 ‘기저귀 해방’이며 아기에게 기저귀 스트레스를 주면 평생 그 억압감이 남는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갓난아기에게는 기저귀는 필요한 것. 동구청이 저소득층에게 기저귀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10-02-21 17:54:38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