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또 다시 달아오르는 지방선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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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1. 7)
/원현린 칼럼
또 다시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각 경제단체나 연구소들은 올해 경기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교수들도 올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태평한 세상의 평화로운 풍경을 의미하는 강구연월(康衢煙月)을 꼽았다. 국운 융성의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새해 벽두의 바람이다.
올해는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이다. 오는 6월2일이 그 선거일이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또 다시 헤쳐모이는 이합집산이 시작된 것이다.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해 기존 정당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공천을 보장받은 정당으로 소속당을 옮긴다. 이렇듯 배신이 난무하지만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 그들 간에는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인천에서는 갑당을 떠나 을당으로 갈까, 아니면 병당으로 갈까하며 저울질 하고 있는 출마 후보자들이 눈에 띈다. 그들에겐 정책이란 안중에도 없다.
정치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가 경제를 이끌고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중앙의 국회든 지방의회든 막론하고 뒤처져서 구태를 재연하고 있으니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우리의 국회는 ‘최악의 국회’, ‘참 나쁜 국회’소리까지 들어야 했던 한해였다. 얼마 전 김형오 국회의장이 신년 인사차 전직 대통령들을 방문했을 때 전 대통령들은 “국회도 나이를 먹은 만큼 달라져야지 힘으로만 해결하려해서는 안된다”는 말과 “이런 국회는 지구상에 없다. 정치 때문에 선진국이 안된다”며 보다 성숙한 국회로 거듭나기를 당부했다 한다.
지방자치가 시행 된지도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났다. 여전히 초보단계다. 무엇이 지방자치 정신인지 아직도 모르고 여의도 국회만 닮아 가고 있는듯 하여 안타깝기까지 하다. 우리는 지방자치를 할 자격이 없지 않나 하는 회의도 든다.
지난 2006년 5월31일 지방선거로 230명의 제4기 민선 지자체장이 취임했다. 3년여가 지난 현재 뇌물수수 등 부정행위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가 확정돼 옷을 벗은 민선지자체장만해도 26명에 이른다. 더하여 각종 비리혐의로 재판이나 수사를 받던 중 사직한 지자체장이 10명에 달했다. 여기에 같은 이유로 옷을 벗은 지방의원들을 합하면 그 수는 부지기수에 이른다. 이렇듯 민선들의 법적,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이것이 성숙됐다고 지방의원들이 자화자찬하는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다. 4년 전 우리는 예비범법자들을 뽑아 놓고 그들에게 막대한 액수의 연봉을 지급해온 것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신문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 출마 예상후보들의 하마평 기사들을 싣고 있다. 유권자에게 얼굴도장 자주 찍는다고 찍어 주어서도 안된다. 민원해결 잘 해준다고 찍어주어서도 안된다. 후보들은 누구나 면전에서 허리 숙이고 머리 숙이는 데는 익숙해 있다.
그러잖아도 연말연시를 통해 휴대폰 메시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년 인사를 하는 정치인을 나무라자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의회의 경우 주민을 대표해서 집행부를 감시, 감독하라고 내보냈건만 특권으로 착각하고 부정을 일삼아 사복만 채우고 있는 것에 허탈할 뿐이다. 출마단계에서부터 무자격자를 가려내야 한다.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어느 얼굴이 진짜 얼굴인지 이제는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대결이어야 한다. 내세운 정책이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민주주의와 지자체 제도 시행의 진정한 의의가 있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한번 잘못 뽑으면 4년을 기다려야 한다. 다른 사람의 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다. 우리 대표를 뽑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잘못 뽑아 놓고 후회를 한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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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06 18: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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